[사설] 이재명 대표의 밑도 끝도 없는 '계엄령' 발언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계엄령 발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고 즉각 국회의원들을 체포·구금한다는 내용인데 아무 근거도 없는 가당치 않은 주장이다. 그럼에도 민주당 인사들은 밑도 끝도 없는 '계엄령'에 힘을 싣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아무리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 세상이라 해도 지나친 상상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은 당 대표부터 앞장서 계엄령 의혹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여야 대표회담 모두 발언에서 "최근에 계엄 이야기가 자꾸 되고 있고, 종전에 만들어졌던 계엄안에 보면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완벽한 독재국가 아니냐"면서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정도면 과장된 표현을 넘어 아예 창작 수준이다.

제1 야당의 대표가 아니면 말고식 주장을 펼친 뒤 여기다 '완벽한 독재국가'라고 단정해 버렸다. 대표회담이 생중계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말을 했다니 믿기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분위기가 민주당 내 만연해 있다는 사실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2일 "이 정권이 얼마나 비상식적이면 계엄 선포 같은 얘기들이 나오겠냐"고 했고, 천준호 대표 비서실장도 "지금 이 정권 어딘가에서는 그런 고민과 계획을 하고 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의 상상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다. 아직까지 아무런 근거를 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민주당 일각에서 최근 국방부장관과 국가안보실장 인사를 계엄령 의혹과 연결하고 있는데 이것도 억지춘향식 끼워 맞추기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윤석열 정부의 독재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민주당의 전략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지 않나.

민주당발(發) 계엄령 의혹 제기는 섬뜩한 괴담 또는 치밀하게 짜인 공포마케팅에 가깝다.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이대로 놓아두면 국민들의 공포심을 자극하고 국론 분열을 부추길 소지가 다분하다. 사태의 당사자인 이 대표와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문제의 발언을 바로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