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기름손' 日 GK...나폴리 상대로 '최악' 쿵푸킥으로 퇴장→역전패 원흉
[포포투=오종헌]
스즈키 자이온은 어이없는 판단으로 퇴장을 당했고, 역전패 원흉이 됐다.
파르마는 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나폴리에 위치한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에서 열린 2024-25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3라운드에서 나폴리에 1-2로 패했다. 이로써 파르마는 1승 1무 1패로 리그 9위(승점4)에 위치했다.
개막 후 2경기 무패를 기록 중이던 파르마. 나폴리 원정에서 전반 19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엔제-요안 보니의 페널티킥 골로 앞서간 파르마는 오랜 기간 리드를 지켰다. 특히 일찌감치 모든 교체 카드를 소모하면서 지키기에 나섰다.
파르마는 전반 8분 엠메누엘레 발레리의 부상 이슈로 예상치 못한 교체를 진행한 바 있다. 그리고 후반 12분과 후반 28분 각각 두 명씩을 바꾸며 5장을 모두 썼다.
하지만 마지막 교체 기회를 소모한 뒤 최악의 악재가 발생했다. 후반 30분 다비드 네레스에게 로빙 패스가 연결되면서 나폴리의 역습이 이어졌다. 스즈키 골키퍼는 이를 막기 위해 골문을 비우고 페널티 박스 바깥까지 뛰쳐 나왔다. 그리고 네레스를 막는 과정에서 어처구니 없는 '쿵푸 킥'을 하고 말았다.
주심은 곧바로 퇴장을 명령했다. 파르마가 교체 카드를 모두 쓴 상황이었기 때문에 결국 필드 플레이어였던 엔리코 델프라토가 골키퍼 장갑을 껴야 했다. 전문 골키퍼가 없는 상황에서 파르마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후반 추가시간 로멜루 루카쿠, 안드레 잠보 앙귀사에게 연달아 실점을 내주며 역전패를 당했다.
스즈키 입장에서는 악몽 같은 하루였다. 스즈키는 2002년생 일본 국적의 골키퍼다. 가나 출신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로 일본 J리그의 우라와 레즈 유소년 아카데미에 입단해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했다. 192cm의 탄탄한 피지컬을 갖추고 있는 스즈키는 2021년 우라와에서 1군 무대에 데뷔했다.
일찌감치 존재감을 뽐내기 작한 스즈키는 2022년 7월부터 일본 대표팀에 선발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1월에 열렸던 2024 아시안컵에 주전 골키퍼로 출전했다. 조별리그 3경기과 16강, 8강 모두 골문을 지켰다. 하지만 경기력은 아쉬웠다.
스즈키는 베트남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2실점 모두 빌미를 제공했다. 다행히 일본은 4-2로 승리했다. 이어진 2차전 역시 실점 장면에서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다. 이에 일본 현지에서 스즈키를 향한 비난 여론이 발생했다. 특히, 혼혈이라는 이유로 인종차별적인 발언까지 나오기도 했다.
그러자 스즈키는 "최근 나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는 걸 알고 있다. 조금만 자제해주셨으면 좋겠다. SNS를 통해서 수많은 비난 메시지를 받았다. 나는 절대 질 생각으로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 당연히 나라를 대표하는 골키퍼로서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기대한다는 걸 알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또한 스즈키는 "이해되는 부분이다. 내가 다음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골키퍼라면 언제나 실점 위기에 처해있다. 나는 내 선방을 통해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걸 즐긴다. 앞으로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다"고 반등의 의지를 드러냈다.
최종적으로 일본은 8강에서 탈락했다.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차례도 클린시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스즈키는 아시안컵 종료 후 3월 A매치 기간 북한전에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이후 3경기에서는 뛰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올여름 이적시장 기간 파르마와 연결됐다. 파르마는 지난 시즌 세리에B(2부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세리에A 승격 첫 시즌을 앞두고 전력 보강을 진행 중인 가운데 스즈키를 데려와 골문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스즈키는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3경기 만에 끔찍한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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