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자연 이미지 인간을 명상으로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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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높이 10.8m에 달하는 빈방의 한쪽 벽을 채운 길쭉한 대형 스크린 3개가 관람객을 압도한다.
전시장에서 만난 아나돌은 "이전 전시들을 통해 관객들이 명상과 몰입 등 깊은 생각에 빠지는 경험을 추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AI가 자연을 어떻게 꿈꾸는지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자연을 주제로, 아마존 등 세계 각지 삼림에서 3D 스캐닝, 녹음, 촬영 등을 통해 데이터를 모아 '대규모 자연 모델(LNM)'이라는 AI를 개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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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데이터 학습한 AI
11m 대형 스크린 채우고
풀냄새 등 향기도 더해져
천장 높이 10.8m에 달하는 빈방의 한쪽 벽을 채운 길쭉한 대형 스크린 3개가 관람객을 압도한다. 화면 속에선 수많은 색 입자가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고 때로 산호, 꽃, 동물 등 자연의 소재가 등장한다. 작가가 여러 장면을 이어 붙인 비디오 영상이 아니라 인공지능(AI)이 자연 이미지를 학습한 뒤 '상상 속의 자연'을 산출해낸 영상물이다. 거대한 규모와 선명한 색감, 1시간 동안 이어지는 비정형적 움직임에 넋을 놓고 보게 된다. 관객은 3층부터 2층을 거쳐 바닥까지 계단을 내려가며 여러 각도에서 스크린을 바라볼 수 있다.
서울 가회동 북촌한옥마을에 새로 문 연 예술공간 '푸투라 서울'에서 오는 5일부터 12월 8일까지 선보이는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39)의 개인전 '대지의 메아리: 살아 있는 아카이브'의 핵심 작품인 '기계 환각' 시리즈는 이렇게 관객과 만난다. 이미지뿐 아니라 AI가 자연에서 학습한 앰비언트 음악과 쌉싸래한 풀냄새까지 더해져 독특한 공간 감각을 선사한다. 전시장에서 만난 아나돌은 "이전 전시들을 통해 관객들이 명상과 몰입 등 깊은 생각에 빠지는 경험을 추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AI가 자연을 어떻게 꿈꾸는지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 출신인 아나돌은 데이터와 AI를 활용한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다. 현실을 토대로 현실 너머를 그려낸 예술에 그는 '생성 현실'이란 이름도 붙였다. 이번 전시는 자연을 주제로, 아마존 등 세계 각지 삼림에서 3D 스캐닝, 녹음, 촬영 등을 통해 데이터를 모아 '대규모 자연 모델(LNM)'이라는 AI를 개발한 것이다. 아나돌은 "약 5억개의 이미지, 50만개의 향기 분자, 400시간의 소리 등 자연에 관한 가장 방대한 데이터"라며 "모든 자료는 윤리적으로 수집했고, 교육적 목적으로 무상으로 공개돼 있다. 예술가로서 인류의 미래에 대한 논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시는 AI 모델 개발 과정과 방대한 데이터 양을 보여주는 작은 방을 먼저 지나게 돼 있다. 이어 천장에 파도치는 영상이, 바닥에 깨끗한 거울 타일이 비추는 작은 방에 도달한다. 이 방에서 흐르는 음악은 나무 수액의 데이터를 음악으로 만든 것이다. 아나돌은 "관객이 바닥에 드러누워 천장을 바라보는 등 특별한 명상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 전시는 올해 초 런던의 서펜타인에서도 선보여 5주간 약 7만명이 관람한 바 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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