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언니, 왜 자꾸 집어삼켜요?”[★인명대사전]

이다원 기자 2024. 9. 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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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극인 이수지, 사진|KBS



희극인 이수지는 블랙홀이다. 어떤 인물이든 고스란히 집어삼켜 100% 이상의 싱크로율로 웃음을 선사한다. 배우 김고은을 시작으로 드라마 ‘더 글로리’ 문동은, 가수 싸이, 오은영 박사, 최근엔 하이브 방시혁 의장과 해프닝을 벌인 아프리카 BJ 과즙세연, 나아가 ‘헤어질 결심’ 탕웨이까지 복사해내며 특유의 팔색조 매력을 뽐내고 있다.

이수지는 인물 모사계 중 최고라고 평 받는다. 각 인물이 지닌 고유의 개성과 습관을 정확히 집어내 콩트에 섞어 웃음을 전달한다. 희화화하는 기색 하나 없이 모사 당하는 사람도, 이를 보는 이들도 즐겁게 넘길 수 있는 하나의 콘텐츠로 완성한다.

제60회 백상예술대상서 만난 이수지(왼쪽)와 김고은.



그가 모사한 김고은은 이미 유명할 정도다. 김고은의 히트작인 tvN 드라마 ‘도깨비’ 속 지은탁을 그대로 구현해낸 이수지는 “아저씨 사랑해요”란 시그니처 대사와 눈웃음을 따라하며 재미를 선물하는가 하면, 지난 5월 개최된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선 실제 김고은을 만나 싱크로율 100%에 가까운 모사 연기를 펼쳤다. 당시 그는 등에 ‘김고은 님 밥 한번 먹어요. 제가 다 해명할게요’라는 메시지를 적어 귀여운 면모를 더하기도 했다. 이를 본 김고은은 “너무 행복하다. 감사하다. 앞으로도 패러디 해주시길 바라고 바란다. 밥 한번 꼭 먹고 싶다”라고 말하며 따뜻하게 화답했다.

그가 패러디한 ‘싸이’도 화제가 됐던 캐릭터다. 비슷한 외모와 표정으로 장난기 가득한 무대를 완성하곤 했다. 또한 최근 진행된 KBS2 예능 ‘메소드 클럽’ 제작발표회에선 함께 하고 싶은 출연자로도 싸이를 꼽으며 “싸이와 함께 남매 연기를 하고 싶다. 지금은 다른 집에 살고 있지만 원래 한 부모 밑에서 자란 설정으로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과즙세연을 패러디한 육즙수지, 이수지.



그랬던 그가 파격적인 설정사진 하나로 또 한 번 크게 주목을 받았다.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방시혁 의장과 우연히 사진이 찍혀 크고 작은 잡음을 일으켰던 과즙세연을 그대로 재현해낸 것. 쿠팡플레이 ‘SNL 6’ 전종서 편에서 청계천을 배경으로 탱크톱과 미니스커트를 입은 이수지는 선글라스를 쓴 김규원과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며 문제의 사진을 완벽하게 따라했다. 이뿐만 아니라 SNS에 김규원이 이수지를 핸드폰으로 찍어주는 또 다른 패러디 사진도 공개해 누리꾼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수지는 ‘과즙세연’이 아닌 ‘육즙세연’이란 닉네임을 달며 넘치는 센스를 입증했다.

이수지의 한계는 없는 모양이다. 2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되는 ‘메소드 클럽’에선 영화 ‘헤어질 결심’의 탕웨이 연기에 도전장을 내밀며 연기의 정점을 찍는다. 특히 그가 아련한 눈빛으로 “해준 씨 바다에서 건진 전화, 깊은 바다에 버려요”라며 극 중 탕웨이의 대사를 읊조릴 땐 보는 이들에게 깊은 여운까지 선사했다는 후문이다.

그의 이런 거침없는 패러디 행보가 가능했던 건 탄탄한 연기력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마성의 기쁨’,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신병 시즌2’ 등 정극에서도 보여준 걸출한 연기력을 밑바탕 삼아 그만의 센스를 더해 대체불가 희극인으로서 자리잡고 있다. 앞으로도 이수지가 보여줄 다양한 인물 모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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