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대출·주담대 증가폭 ‘역대 최대’

8월 각각 9조6천억·8조9천억↑

1일 서울의 한 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5대 은행의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각각 9조6천억원, 8조9천억원에 달하면서 동시에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8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25조3642억원으로, 7월 말(715조7383억원)보다 9조6259억원 불었다. 5대 은행에서 합산 집계 기록이 존재하는 2016년 1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증가 폭이다. 이른바 ‘영끌 광풍’으로 가계대출액이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던 2020년 11월(9조4195억원)보다 2천억원 이상 많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568조6616억원)은 7월 말(559조7501억원)보다 8조9115억원 늘었다. 지난 7월의 5대은행 주담대 잔액 증가 폭(7조5975억원)에 견줘 1조3천억원 불어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016년 이전 주택거래가 활발했을 때도 이렇게 크게 주담대가 불어난 적은 없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가계대출 증가 폭은 직전 최대 수준이었던 2021년을 넘어 사실상 역대 최대”라며 “금리 인하로 주택가격이 오를 거라는 기대로 주택 매입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담대 한도가 축소되는 2단계 스트레스 디에스알(DSR)의 9월 시행을 앞두고, 8월에 ‘대출 막차’ 수요가 몰린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5대 은행의 8월 신용대출도 8494억원(102조6068억원→103조4562억원) 늘었다. 신용대출 잔액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석 달 만이다. 지난달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높이고 신규 대출 취급 한도를 제한하는 등 주담대 문턱을 높이자, 신용대출로 ‘풍선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