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에 전세대출 옥죄기 ‘날벼락’... “무주택 실수요자에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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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시중 은행이 전세대출 취급을 중단하거나 한도를 제한하면서 이사철 전세대란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은 아파트 전세 매물이 줄고 갭투자가 늘어나는 등 공급절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은행이 앞다퉈 전세대출 등 문턱을 높이는 이유는 가계대출 관리가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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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연초 대비 30% 줄어
“정부, 금융시장 안정만 역점 두는 것 아닌지 우려”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시중 은행이 전세대출 취급을 중단하거나 한도를 제한하면서 이사철 전세대란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은 아파트 전세 매물이 줄고 갭투자가 늘어나는 등 공급절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중은행은 가계대출 금리 인상을 실시하는 한편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취급을 앞다퉈 제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오는 9일부터 주택을 한 채라도 보유한 경우 서울 등 수도권에 주택을 추가로 구입하기 위한 목적의 대출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또 서울 등 수도권 내 전세자금대출도 전 세대원 모두 주택을 보유하지 않은 무주택자에게만 지원하기로 했다.
은행이 앞다퉈 전세대출 등 문턱을 높이는 이유는 가계대출 관리가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러서다. 지난달 29일 기준 5대 시중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24조617억원으로. 지난 7월 말보다 8조3234억원 늘었다. 2021년 4월(9조2266억원) 이래 3년 4개월 만에 최대치다. 이 중에서도 전세대출은 118조7179억원으로 같은 기간 938억원 증가해 지난 5월부터 4개월 연속 오름세다.
전세대출이 느는 이유는 전세값이 그만큼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6740개로 1월 1일(3만4822개) 대비 30% 줄었다. 여기에 전세사기 사건 등으로 인한 ‘빌라 기피 현상’과 지난 7월부터는 임대차2법 4년 만기 시기가 겹치면서 아파트 전세 매물이 더욱 없어졌다.
전세 가격이 상승하자 전세를 끼고 투자하는 형태의 ‘갭투자’도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지난 1일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에서 갭투자로 의심되는 경우인 ‘임대목적으로 보증금을 승계하고 금융기관 대출까지 받아 주택을 구매한 건수’는 963건·1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34건·4400억원) 대비 약 2.8배 급증했다.
부동산 전문가 사이에서는 서민의 주거사다리로 역할해 온 전세대출을 조이는 데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사실상 전세대출을 이용하는 계층이 무주택이거나 실수요자인 경우가 많고, 최근 올라가는 분양가 등을 감안하면 전세대출을 조일 경우 이들의 내 집 마련은 더욱 요원해진다는 것이다. 반전세나 월세 등 또 다른 형태의 임차 수요로 옮겨갈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전세 물량은 줄어드는데 전세값은 올라가는 상황에서 무주택 서민들은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는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에만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는 이어 “서민들은 급증하는 분양가로 청약 시장도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면서 “일명 ‘갭투자’ 역시 자금이 부족한 서민들의 내 집 마련 방방의 하나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정책 결정자들이 미래지향적으로 대응할 수 있음에도 그러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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