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갈등' 한미약품, 한달 만에 20% 올라… 형제 경영권은 위기

김동욱 기자 2024. 9. 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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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그룹 경영권 분쟁 핵심으로 떠오른 한미약품의 주가가 한달 만에 약 20% 올랐다.

임 대표는 지난달 말 송 회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직위를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한미약품은 비만 테마를 실적으로 바꿀 첫 주자"라며 "그룹 경영권 분쟁 등 거버넌스 이슈가 기업가치를 가리고 있으나 영업가치 하향 조정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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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등 탄탄한 기업가치에 '주목'
한미약품 주가 상승 배경이 주목된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 /사진=뉴시스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 핵심으로 떠오른 한미약품의 주가가 한달 만에 약 20% 올랐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송영숙 한미 회장 측의 경영권 갈등이 재점화하면서 주가 상승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2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날 한미약품 종가는 30만9000원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 종가(31만5500원) 대비 2.1% 하락했으나 52주 최저가(2024년 8월5일 장중·25만8000원)와 견줬을 때는 19.8% 올랐다. 한미약품 주가는 지난달 5일 기점으로 등락을 반복하며 상승하는 추세다.

임 대표는 지난달 말 송 회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직위를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했다. 한미약품이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에서 벗어나 박 대표 중심의 독자 경영에 나선 것이 이유로 언급된다.

앞서 박 대표는 한미사이언스에 위임해 왔던 인사 부문 업무를 독립하고 한미약품 내 인사조직을 별도로 신설했다. 한미 대주주 3자 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송 회장·임주현 한미 부회장)이 주장해온 전문경영인 중심 경영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3자 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던 임 대표는 박 대표의 이 같은 행동을 '항명성 시도'라고 판단하고 박 대표에 대한 인사 조치를 강행했다.


9개월째 갈등… 투자자, 본질적 '기업가치' 집중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임 대표. /사진-뉴시스
한미 경영권 분쟁은 지난 1월 OCI그룹과의 통합 과정에서 촉발된 뒤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통합을 반대하던 임 대표 측이 통합을 추진한 송 회장 측과의 주총 표 대결에서 승리하며 분쟁이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신 회장의 변심으로 갈등이 지속하고 있다. 3월 주총에서 임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던 신 회장은 지난 7월 마음을 바꿔 송 회장 등과 3자 연합을 구축했다.

경영진의 갈등이 재점화한 가운데 투자자 사이에선 대주주들이 지분을 매집하는 과정에서 유통주식을 사들일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탄탄한 기업가치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제약사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17.2%·올 상반기)을 기록하는 기업이다.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기반 파이프라인 임상개발이 순항하면서 비만 치료제 개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실적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올해 매출 1조6269억원, 영업이익 2615억원을 거둘 전망이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1%, 18.5% 늘었다. 내년과 후년에는 매출이 각각 1조7000억원대, 1조8000억원대로 늘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800억원대, 3100억원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SK증권은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37만원, 투자의견 '매수'로 신규편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44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한미약품은 비만 테마를 실적으로 바꿀 첫 주자"라며 "그룹 경영권 분쟁 등 거버넌스 이슈가 기업가치를 가리고 있으나 영업가치 하향 조정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미약품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박 대표의 해임안과 장남 임 대표의 선임안이 부결됐다. 현 이사회 구도는 7대 3 수준으로 형제와 대척점에 있는 대주주 3자 연합에 우세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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