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이타마현 지사,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문
오노 모토히로(61) 일본 사이타마현 지사가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학살당한 조선인 희생자를 위한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냈다. 2일 아사히신문과 재일대한민국민단에 따르면 오노 지사는 사이타마현에서 4일 열릴 예정인 ‘강대흥씨의 마음을 새겨 미래에 남기는 모임 실행위원회’ 주최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냈다.
강대흥씨는 관동대지진 당시 도쿄에서 사이타마의 가타야나기 마을로 피신했다가 1923년 9월 4일 오전 2시 일본인 자경단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당시 자경단은 포상금을 받을 목적으로 경찰에 강씨 살해 사실을 알렸다 살인죄 등으로 처벌받았다.
오노 지사는 추도문에서 “관동대지진 발생 101년을 맞아, 재해로 희생된 모든 분의 영전에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썼다. 오노 지사는 앞서 지난달 27일 일본 기자들과 만나, “관동대지진 때 거짓 정보 탓에 조선인이 학살된 일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사이타마현 시민 단체는 인근 절에 강씨를 위한 추모비를 세우고 2007년부터 기일인 9월 4일에 추도식을 열고 있다. 올해 추도식을 앞두고 추도문을 보내달라는 주최 측 요청에 오노 지사가 응답한 것이다. 그가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내기는 처음이다.
도쿄와 맞닿아 있는 사이타마현은 일본 도도부현(광역단체) 47곳 중 다섯째로 인구가 많다. 외교관 출신인 오노 지사는 2010년 민주당 공천으로 사이타마현에서 중의원(하원)에 처음 당선됐다. 2019년 사이타마현 지사에 당선돼 2023년 재선에 성공했다.
그의 행보는 8년째 추도문을 보내지 않고 있는 집권 자민당 소속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와 대비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이케 지사는 2016년 도지사에 당선된 이후 올해까지 8년째 관동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 추도문 송부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대지진 당시에 희생된 모든 사람을 애도하는 추도 행사가 있기 때문에 조선인 희생자를 위한 추도문을 따로 보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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