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초래하는 ‘나쁜 부채구조’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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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 로이드 블랭크파인은 2009년 영국 '선데이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회사가 '신의 일'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의 자본 조달을 도와서 그들이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다. 성장하는 기업은 부를 창조한다. 이것이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줘 더 성장하게 하며 더 많은 부를 창출한다. 우리는 이런 사회적 목적을 갖고 있다."
그래서 학자들은 이런 상황을 '나쁜 부채구조'라고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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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 로이드 블랭크파인은 2009년 영국 ‘선데이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회사가 ‘신의 일’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말하는 신의 일은 이런 것이다. “기업의 자본 조달을 도와서 그들이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다. 성장하는 기업은 부를 창조한다. 이것이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줘 더 성장하게 하며 더 많은 부를 창출한다. 우리는 이런 사회적 목적을 갖고 있다.”
금융은 자금을 모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기능을 한다. 과거 은행 대출이 주로 기업에 제공된 건 맞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가계가 중심이다. 블랭크파인의 말은 상당 부분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자본이 생산적인 부문으로 효과적으로 공급된다면 그 자금은 경제성장을 촉진한다. 선순환이 이뤄지므로 이는 ‘좋은 부채구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세계적으로 금융 규제 완화가 대대적으로 벌어지면서 금융의 세계도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미국·영국 등 금융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에서 요즘 가장 많은 대출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주택담보대출이다. 영국의 경우 전체 대출의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다.
여러 경제학자의 연구 결과, 과잉 부채 중에서 가계부채와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높을 때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학자들은 이런 상황을 ‘나쁜 부채구조’라고 지칭한다.(원승연 ‘금융위기와 한국경제’) 대출이 사회 전체의 생산성 향상과 소득 증가에 별로 기여하지 못하고 비생산적인 지출에 이용되는 경향이 큰 탓이다.
원승연 명지대 교수(경영학)의 분석을 보면, 현재 한국의 부채구조는 과거보다 훨씬 나쁜 부채구조로 형성돼 있다. 은행 대출에서 가계대출과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2년 30%에서 지난해 말 57.9%로 증가했다. 반면에 제조업 대출 비중은 1993년 43.4%에서 지난해 18.5%로 쪼그라들었다.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 금융위기를 초래할 정도는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나쁜 부채구조는 가계의 고통을 심화시키고, 경제 전체적으로도 역기능을 발휘한다. 빚에 짓눌린 가계가 소비를 줄이면 성장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친다. 해법은 과잉 부채를 양적으로 축소하고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구조조정은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어서 정부는 땜질식 처방을 하면서 미루기에 급급해 위험을 키운다.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현실이다.
박현 논설위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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