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男 73명에게 12억원 사기’친 태국女…알고 보니 ‘복수극’, 무슨 사연이?

일본인 전 남자친구에게 차였던 기억에 같은 국적 남성 73명으로부터 약 12억원 사기를 친 태국의 트랜스젠더 여성. [SCMP]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무려 일본 남성 73명에게 12억원의 사기를 친 태국의 트랜스젠더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여성은 과거 일본인 남자친구에게 차인 적이 있어,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달 4일 태국 방콕에서 트랜스젠더 여성 우타이 난타칸(49)이 경찰에 체포됐다.

현지 경찰은 올 1월 태국에 입국한 일본인 남성 A씨(36)가 약 6억원 상당의 사기 피해 사실을 알리면서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난타칸은 가명 '에이미'를 사용해 A씨에게 여권과 지갑을 잃어버린 홍콩 관광객인 척 접근했다. 이후 호텔 비용을 빌렸고 연락처도 교환하며 빠르게 친밀한 관계가 됐다.

난타칸은 A씨와 수차례 데이트를 하면서 돈을 빌렸지만 단 한번도 A씨에게 돈을 갚지 않았다. 심지어 자신을 위해 금을 사게 한 뒤 이를 현금으로 교환해 빠르게 사라졌다.

난타칸에게 당한 피해자는 A씨 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2011년부터 13년간 일본 남성 73명에게 3000만 바트(한화 약 11억7682만원) 상당의 사기를 친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을 대만이나 홍콩 출신 관광객으로 위장해 여권 갱신 혹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치료비가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돈을 빌렸으며, 가짜 사업에 투자하게 한 뒤 투자 자금을 가로채기도 했다.

난타칸은 범행 이유에 대해 "대학시절 일본인 남자친구가 여행중에 나를 버렸고, 모든 비용을 내도록 했다"며 "또 전에 사귀었던 일본 남자에게 사기를 당한 적도 있어서 일본 사람들이 정말 싫어서 복수하고 싶었다"고 경찰에 말했다.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