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막차 수요’에···5대 은행 8월 주담대 ‘역대 최대’ 증가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모두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등 규제 강화를 앞두고 최대 한도로 대출을 받고자 하는 ‘막차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은 725조3642억원으로 7월 말(715조7383억원)보다 9조6259억원 증가했다. 이는 은행들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6년 1월 이후 월간 최대 증가 폭으로, 직전 최대 기록인 2021년 4월(9조4195억원)보다 약 2000억원 많은 것이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증가 폭은 8조9115억원(559조7501억→568조6616억원)으로 역시 2016년 이후 월간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앞서 최대 기록을 세웠던 지난 7월(7억5975억원)보다 약 1조4000억원 많았다. 현재 주택 가격 수준이 2016년 이전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임을 고려할 때 지난달 가계대출·주담대 증가 규모는 사실상 역대 최대 수준이다.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 지난달 가계대출 폭증세는 이달부터 시행된 2단계 스트레스 DSR을 앞두고 최대 한도로 대출을 받으려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30·31일 단 이틀간 약 1조6000억원 늘어났다.
지난달 신용대출도 한 달 만에 8494억원(102조6068억→103조4562억원) 불어나며 3개월 만에 반등했다. 높아진 주담대 문턱에 대출 수요가 신용대출로 확산된 영향이다. 전세대출 잔액은 2121억원(118조6241억→118조8362억원) 증가하며 5월부터 넉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폭발적인 가계대출 증가세에 이달에도 은행들의 대출 제한 조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3일부터 한 채라도 주택을 소유한 세대에는 주택구입자금 목적의 주담대를 내주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주담대 대출 만기도 최장 50년(만 34세 이하)에서 30년으로 줄이고, 생활안전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는 1억원으로 제한한다. 전날 우리은행도 유주택자 대상 수도권 주담대·전세대출 중단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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