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개발 중단' 에이비엘바이오…"투자 효율성 측면, 후속 개발 가능성 여전"

홍효진 기자 2024. 9. 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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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에이비엘바이오, 면역항암제 'ABL501' 개발 중단
에이비엘바이오 "임상 1상서 안전성 등 확인…투자 효율성 측면에서 판단"
개발 가능성은 여전…"후속 임상 재추진 가능성 열어둬"
에이비엘바이오 'ABL501'.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에이비엘바이오가 '차세대 면역항암제'로 언급했던 자사 신약 파이프라인 'ABL501'의 개발을 중단했다. 핵심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겠단 입장이다. 다만 회사의 전략 변화에 따라 ABL501의 후속 개발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5월 임상 1상을 완료한 자사 면역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ABL501의 후속 개발을 잠정 중단했다. ABL501은 보건복지부 첨단의료 기술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돼 비임상 연구비를 지원받았으며, 2021년 9월6일부터 지난 5월14일까지 2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해왔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도 투자 효율성에 따라 파이프라인 개발 중단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임상 1상 완료 후 후속 임상 개발을 논의한 결과, ABL501의 우선순위가 조정돼 다른 파이프라인의 개발에 더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회사의 '차세대 면역항암제'로도 불렸던 ABL501은 에이비엘바이오의 면역조절제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Grabody)-I'를 기반으로 서로 다른 종류의 면역관문단백질 'PD-L1'과 'LAG-3'를 표적하는 이중항체다. 그랩바디-I는 일부 면역세포와 암세포에서 발현되는 면역관문을 차단, 면역 T세포의 종양 살상기능을 회복시키는 개념의 플랫폼이다. 그랩바디-I가 적용된 파이프라인은 ABL501이 유일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BL501은 핵심 파이프라인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회사 관계자는 "직접 개발 중인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만 4종이며, 이중항체 ADC(항체-약물 접합체) 3종을 비롯해 내부에서 개발 중인 비공개 비임상 파이프라인은 더 많다"며 "LAG-3, PD-L1 표적은 항 PD-1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와 항 LAG-3 면역항암제 '렐라틀리맙' 병용요법이 시판 중으로 비교적 시장성이 크지 않다"고 전했다. 상업화된 약물인 렐라틀리맙도 기존 승인된 흑색종 외의 암종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LAG-3 타깃 관련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았단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1상을 통해 ABL501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옵디보+렐라틀리맙' 병용요법의 1·2a상 데이터와 ABL501 임상 결과를 비교한 결과, 옵디보 병용의 3~4등급(Grade 3~4) 이상사례는 12.8%인 데 비해 ABL501은 4.17%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용량제한독성(DLT)은 총 21명 중 최대 용량인 '코호트(Cohort)6'에서 시험대상자 1명에게서 발생했으며, 최대허용용량(MTD)은 도달하지 못했다. 최대투여용량(MAD)도 코호트 6에서 확인됐다. 회사 관계자는 "코호트6 용량이 ABL501의 잠정최적용량"이라며 "효능을 보이는 최적용량 수준에 도달했음에도 MTD에 도달하지 않아 우수한 안전성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BL501과 옵디보 병용요법의 기전이 다른 만큼 비교 대상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ABL501과 옵디보 병용은 기전은 다르나 표적이 동일하고 글로벌 경쟁 약물에 해당한다"며 "ABL501이 더 효능이 높다는 해석보다는 허가받은 약물의 안전성과 비교 시 ABL501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음을 설명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일단 회사는 ABL501의 후속 임상 가능성은 열어둔 상황이다. 개발 단계는 잠정 유보인 상태로, 전략 변화와 글로벌 상황에 따라 재추진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ABL501 후속 임상 재추진 가능성이 있기에 일본 특허 등을 포함한 모든 물질 특허는 기존대로 진행·유지할 계획"이라며 "다른 파이프라인 개발 계획은 기존 공개한 것 외에는 변동된 게 없다. 앞으로도 각 시장·경쟁 약물의 추세를 검토해 파이프라인 우선순위를 조정, 개발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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