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아동학대' 논란까지... 무분별한 '이혼 방송', 사각지대 놓인 아이들

정은비 2024. 9. 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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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이혼에 대한 인식이 개선됨에 따라 이혼 방송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가운데, 아이들의 정서적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해당 장면이 전파를 타자 아무리 가상 이혼이라고 하더라도 아이들까지 출연했어야 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단순히 아이들이 이혼을 겪게 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닌 시청률을 위한 자극적인 '이혼 방송'들에 아이들까지 무분별하게 공개되어 받게 될 상처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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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정은비 기자] 사회적으로 이혼에 대한 인식이 개선됨에 따라 이혼 방송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가운데, 아이들의 정서적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일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는 걸그룹 라붐 출신 율희와 이혼한 FT 아일랜드 멤버 최민환과 그의 자녀들이 출연했다.

공개된 방송에서 네 사람은 성장클리닉을 찾는 모습이 공개됐다. 검사 결과 최민환의 아들 재율이는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상태로 밝혀졌다.

재율에게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느냐”라고 묻자 “아가들이 말을 안 들을 때 아프다”라며 넘어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최민환은 인터뷰에서 “재율이는 생각이 많은 아이고 많은 일을 겪었다”라며 “동생들에게도 이리저리 치여서 여러 생각이 많겠구나 싶었다 재율이 스트레스를 받을 줄 몰랐다”라고 전했다. 두 사람은 재율이 5살일 때 이혼 후 최민환이 양육권을 가져갔다.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일명 한이결)’에서는 방송 후 아동 학대 논란이 있기도 했다.

정규 편성 이전 파일럿 방송에서 정대세-명서현 부부의 이혼 장면이 문제가 되었다. 가상 이혼 합의서를 작성한 두 사람은 아이들에게 이혼 소식을 전했다.

정대세는 “아빠가 집을 샀다 엄청 좋겠지 않냐 여기도 우리 집이고 저쪽에도 아빠 집이 있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안 괜찮다”, “가족이 더 좋다”, “슬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당 장면이 전파를 타자 아무리 가상 이혼이라고 하더라도 아이들까지 출연했어야 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한이결’ 측은 “정규 편성에서는 아이들을 최소화한다 일상생활 정도에만 등장한다 이혼 과정이나 부부 간 갈등 요소에서 아이들은 최대한 배제해서 촬영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JTBC ‘이혼 숙려 캠프’에서도 보호받지 못하는 자녀의 모습이 등장했다.

‘투견 부부’라 불리는 길연주, 진현근은 시도 때도 없이 말다툼을 하고 심한 경우 폭행까지 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더욱 충격인 점은 부부가 언성을 조금만 높여도 말렸다는 두 사람의 아들은 큰소리에도 가만히 있거나 누워서 영상을 보는 등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것이었다.

당시 길연주, 진현근은 5살 아들 앞에서 아랑곳하지 않고 폭언과 폭행을 하는 모습이 드러나 분노를 샀다. 박하선은 “애가 듣고 있는 것 아니냐”라며 오열했고, 서장훈은 “본인 자식인데 저 애를 신경 쓰지 않고 쌍욕을 하고, 애가 듣는데 저런 짓을 한다는 건 부모의 자격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다”라며 화를 냈다.

단순히 아이들이 이혼을 겪게 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닌 시청률을 위한 자극적인 ‘이혼 방송’들에 아이들까지 무분별하게 공개되어 받게 될 상처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필요할 때이다.

정은비 기자 jeb@tvreport.co.kr / 사진=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JTBC ‘이혼 숙려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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