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사료냐” “쥐나 줘야”…‘통조림’ 하나에 끓어오른 ‘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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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기업의 '통조림 카르보나라' 출시 소식에 파스타의 종주국인 이탈리아에서 "쥐나 줘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1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매체 스카이TG24와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최대 식품기업 '하인즈'는 9월 중순에 영국에서 '통조림 카르보나라'를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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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장관 “우린 음식에 진지하다”며 비판
미국 식품기업의 ‘통조림 카르보나라’ 출시 소식에 파스타의 종주국인 이탈리아에서 “쥐나 줘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1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매체 스카이TG24와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최대 식품기업 ‘하인즈’는 9월 중순에 영국에서 ‘통조림 카르보나라’를 출시한다.
노란색과 분홍색이 조화를 이룬 통조림 겉면에는 ‘스파게티 카르보나라’라는 제품명이 적혀 있다. 제품명 아래에는 ‘판체타를 곁들인 크림소스 파스타’라는 자세한 설명이 있다. 판체타는 돼지 뱃살을 소금에 절이고 후추·고수·로즈메리 등 향신료로 풍미를 더한 후 숙성시킨 이탈리아식 베이컨이다.
통조림 1개당 가격은 2파운드(약 3500원)다. 하인즈 측이 가벼운 한 끼 식사를 즐기는 젊은 세대를 겨냥해 출시한 제품인 만큼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카르보나라를 캔에 넣어 판매한다는 소식에 일부 이탈리아인들은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니엘라 산탄케 이탈리아 관광부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통조림 카르보나라 출시 소식이 담긴 기사를 게재한 뒤 “이탈리아인들은 음식에 진지하다”며 “(통조림 제품은) 쥐나 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탈리아의 유명 셰프인 알레산드로 피페로는 더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현대성을 좋아하고 반대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카르보나라를 어떻게 고양이 사료처럼 캔에 넣을 수 있느냐”고 토로했다. 유명 셰프 크리스티나 바워먼 역시 “끔찍한 아이디어”라고 질타했다.
사실 이탈리아의 격한 반응이 놀라운 것은 아니다. 이탈리아는 전통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나라 가운데 하나다. 이에 이탈리아인들은 전통음식인 피자·파스타 등을 색다른 재료나 방식으로 만드는 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곤 한다.
올해 1월 피자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삼대째 피자를 만들어온 한 피자 장인이 ‘파인애플 피자’를 선보여 현지인들의 냉랭한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토마토소스와 치즈 등 단순한 재료로 피자를 만드는 것을 정통으로 여기며, 과일과 야채 등의 다양한 토핑을 올린 것을 ‘가짜 피자’로 치부하기 때문이다.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피자가 아니다” “피자에 대한 모욕이다” 등의 부정적인 댓글이 달렸다. 또 이탈리아 국영TV에서도 ‘파인애플 피자’를 주제로 논쟁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가 본고장인 카르보나라는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매년 4월6일을 ‘카르보나라의 날’로 지정할 정도다. 한국에서는 생크림과 우유 등을 넣어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탈리아 정통 요리법은 돼지 볼살로 만든 숙성고기 ‘구안찰레’와 달걀노른자, 페코리노(양젖 치즈), 후추로만 만드는 것이다.
현지 언론매체들은 “카르보나라의 정통 레시피를 변형하려는 외국 셰프들의 시도는 이탈리아에서 언제나 격렬한 비판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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