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선거 광고 ‘중국 때리기’ 인기…이유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과 연방 상·하원의원 선거를 앞두고 상대 후보를 중국과 연결 지어 공격하는 광고가 봇물이 터지듯 나온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19와 펜타닐 사태, 경제 위기 등으로 중국에 대한 미국민의 반감이 높은 상황에서 ‘중국 때리기’ 활용 메시지가 승산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WP가 인용한 정치광고 데이터베이스 애드임팩트의 집계를 보면 중국을 언급한 대선 후보나 상·하원의원 선거 후보의 선거 광고는 171건에 이른다. 과거에는 공화당 강경파가 중국 관련 공격을 주도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민주당 측 움직임도 눈에 띄고 있다. 올해 선거에서 공화당이 구매한 중국 관련 선거 광고는 36%, 민주당은 64%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선거 당시 공화당이 중국 관련 상원의원 후보 광고의 82%를 차지했던 것에서 역전된 흐름이라고 한다.
광고는 주로 경쟁자인 상대 정당 후보와 중국을 관련짓는 경우가 많다고 WP는 전했다. 특히 미시간, 오하이오 등 중서부 상원의원 선거 격전지에 출마한 민주당 의원이나 후보들이 이런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의 밥 케이시 상원의원(민주)은 공화당 후보인 데이브 매코믹 전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대표를 겨냥해 “중국의 최대 펜타닐 제조사에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매코믹 후보 측은 합법적 치료 목적의 펜타닐 원료 의약품을 생산하는 중국 제약회사에 투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케이시 의원을 향해 “중국 전기차 산업을 부유하게 만들었다”며 역공했다. 미시간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얼리사 슬롯킨 하원의원(민주)은 화웨이 로고를 배경으로 깐 광고에서 “마이크 로저스(공화당 후보인 전 하원의원)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에 접근하도록 도와줬다. 중국 이윤이냐 미국 보호냐, 선택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공화당은 슬롯킨 의원이 중국 배터리업체 고션과 연관이 있다고 주장하며 “상하이 슬롯킨”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공화당은 중국에서 교사 생활을 했고 중국의 인권 문제를 제기해온 팀 월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미네소타 주지사)를 겨냥해 “해리스가 우리의 공장과 일자리만이 아니라 러닝메이트까지 중국에 아웃소싱할지는 몰랐다”(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는 억지 주장도 펼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선거를 앞두고 미국 내에서 고조되는 반중 여론을 의식한 측면이 있다. 내년 1월 새로 구성된 미 의회가 개원하면 대중 강경론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WP는 중국의 악의적 행위를 지적하는 것과 중국계 미국인 등을 비난하는 것 사이의 경계가 흐릿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전했다. 노마 토레스 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은 “일부 동료는 처음부터 끝까지 중국만 문제 삼기도 한다. 우려스러운 점은 이런 흐름이 지역사회에서 (인종 겨냥) 폭력을 다시금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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