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섬 울릉도에서 걷기의 매력에 빠지다

황진영 영남본부 기자 2024. 9. 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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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구석구석 모두 자연이 빚어낸 절경의 연속

(시사저널=황진영 영남본부 기자)

가고 싶어도 쉽사리 갈 수 없고 자연이 허락해야 갈 수 있다는 일명 '자물섬' 울릉도가 '최대 9일' 추석 황금연휴를 맞아 여행객들에게 트레일과 자연치유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울릉도는 도둑, 공해, 뱀이 없고, 물, 돌, 바람, 미인, 향나무가 많아 3무(無) 5다(多)의 섬으로 불린다. 육지와 울릉도를 이어주는 유일한 교통수단은 뱃길이다. 강릉과 동해(묵호), 울진(후포), 포항에서 모두 5척의 여객선이 매일 1회 왕복 운항한다. 섬 곳곳에서 각기 다른 색깔로 매혹하는 전망 명소를 통해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

울릉도 최고봉, 한국의 100대 명산 '해발 986m 성인봉'

울릉도 최고봉 성인봉에서 등산객이 천혜의 자연 경관을 배경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시사저널 황진영

울릉도의 탄생을 알리는 시작점이자 최고봉인 성인봉과 나리분지는 울릉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이다. 울릉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식생과 문화까지 엿볼 수 있는 그야말로 '속살 여행'은 성인봉에서부터 시작된다.

약 2000년 전, 신생기 용암 분출로 울릉도가 솟아났다. 울릉도 중앙부에 자리한 최고봉 성인봉과 북쪽으로 자리한 나리분지가 바로 그날의 흔적이다. 섬이면서도 물이 풍부한 울릉도 수원이 바로 이곳 성인봉에 있다. 성인봉(聖人峰)은 모양새가 성스럽다고 붙은 이름이다. 또 다른 명칭 유래로는 산이 높고 유순하게 생겨 세인들이 말하기를 마치 성인들이 노는 장소 같다고 해 성인봉이라 불렸다고 한다.

성인봉은 화산암설에 덮여 지형이 비교적 완만하고 산정에서 침식곡이 방사상으로 해안을 향해 발달 돼 있다. 성인봉 북쪽에는 동서 1.5㎞, 남북 2㎞의 삼각형의 칼데라(caldera)가 있다. 칼데라의 중앙에는 북서에서 남·동 방향의 높은 곳이 있어 칼데라를 둘로 구분한다.

성인봉 등산객들이 섬피나무·너도밤나무·섬고로쇠나무 등 희귀 수목이 군락을 이룬 원시림 속을 걷고 있다. ⓒ시사저널 황진영

칼데라의 중앙에 있는 높은 곳의 북단에는 응회암과 조면암의 경석으로 된 알봉(538m)이 있다. 알봉의 위치는 칼데라의 북쪽 기슭 가까이에 있고 중앙화구구로 볼 수 있다. 칼데라는 북쪽으로 열려 있고 서·남·동쪽은 높은 암벽으로 포위돼 있는데 이것은 외륜산에 속한다.

중앙에 있는 알봉을 중앙화구구로 볼 때 이중화산의 특색을 갖추고 있다. 나리분지는 전국 제일의 다설지역이다. 성인봉을 중심으로 한 곳에는 식물만도 300여 종이 분포하고 있다. 섬피나무·너도밤나무·섬고로쇠나무 등 희귀 수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정상 부근에 있는 원시림은 1967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울릉도 여행의 백미, 자연경관 품은 명소 '행남해안산책로'

쪽빛 바닷물 위로 굽이굽이 펼쳐진 산책로와 함께 아름다운 해안 경관이 장관을 이룬다. ⓒ시사저널 황진영

행남해안산책로는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 좌측 해안선을 따라 저동항을 잇는 1.9km의 산책로로 쪽빛 바닷물 위로 굽이굽이 아름다운 해안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 지질공원 구역인 행남해안산책로는 미 유력매체 CNN이 '한국에 가면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소개해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산책로에는 높이 54m의 소라형 계단을 설치해 손에 잡힐듯한 쪽빛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화산섬인 울릉도 초기 화산활동의 특징을 간직한 지질구조도 볼 수 있다. 현무암질 용암류, 암석 조각들이 산사태로 운반돼 만들어진 재퇴적쇄설암, 화산재가 뜨거운 상태에서 쌓여 생성된 이그님브라이트, 분출암의 일종인 조면암 등이 분포한다.

행남이라는 지명은 예부터 이 마을 어귀에 큰 살구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고 해 '살구남'으로도 불린다. 마을에서 400m 지척에는 울릉도 인근 해역과 독도어장 조업 선박들의 등불을 밝혀주는 행남등대가 있다. 이 등대는 1954년 12월 19일에 무인등대로 운영을 시작해 1979년 유인등대로 전환됐다.

청명한 날에는 등탑에서 정동 쪽으로 독도를 볼 수 있고 북쪽으로는 저동항의 아름다운 모습과 촛대바위를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수평선 너머 떠오르는 일출이 아름다워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행남등대는 도동항에서 도보로 이동 하면 된다.

낙조의 절경 품은 한국의 그랜드캐니언 '남서일몰 전망대'

일몰이 절경을 이루는 남서일몰전망대 전경. MZ세대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인생샷' 명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시사저널 황진영

울릉도에서 낙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남서 일몰 전망대는 해발고도 150m 지점 해안변에 펼쳐진 절벽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전망대에 서면 사태구미 해안변에 단애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지며 바다 위로 떨어지는 일몰 풍경이 절경이다.

전망대 전방에는 예부터 자식이 없는 사람이 찾아와 소원을 빌면 자식을 볼 수 있고 정이 없는 부부가 보면 정이 깊어진다는 속설이 전해져 오고 있는 남근바위가 우뚝 솟아있어 해안절경과 함께 장관을 이룬다. 탁 트인 바다로 펼쳐지는 일몰 풍경이 백미다.

남서리에는 비파산(국수산)과 두 가지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사자바위, 투구봉 등 수 많은 명소가 즐비하다. 또 남양 ~ 투구바위 ~ 사자바위 ~ 사태감터널 ~ 곰바위에 이르는 해안의 절경이 빼어나 한국의 그랜드캐니언 이라고도 불린다.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 '대풍감 전망대'

우리나라 10대 비경 코스인 '대풍감 전망대'의 해안절경 ⓒ시사저널 황진영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꼽히는 명소로 유명한 울릉군 서면 태하리의 '대풍감 전망대'는 우리나라 10대 비경 코스에도 속한다. 대풍감 전망대는 새로 만든 배가 본토를 향해 부는 '바람을 기다리던 절벽'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전망대 왼쪽은 가파른 절벽 위에서 바람을 맞고 자라 크기가 작은 게 특징인 천연기념물 제49호 대풍감 향나무 자생지가 있고 반대편으로는 울릉도 북쪽 학포 마을과 현포, 노인봉과 송곳봉이 춤을 추듯 이어지는 해안 절경과 청명한 바다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웅포해안 일대의 오징어잡이 어선 ⓒ시사저널 황진영

여름철이 지나고 본격적인 오징어 조업철(9월~11월)이 다가오면 야간의 웅포해안과 천연기념물 울릉 대풍감향나무 자생지 앞에 펼쳐지는 오징어잡이 어선들의 어화풍경도 울릉도의 밤 볼거리다.

일출·일몰을 한눈에 '독도일출 전망대'

화창한 날이면 직선거리로 87.4km 떨어진 독도를 육안으로 조망할 수 있는 독도일출 전망대의 일출 ⓒ시사저널 황진영

울릉도 관문 도동항에서 좌측으로 우뚝 솟아있는 봉우리인 '망향봉' 정상부에는 독도 전망대가 있다. 이곳은 울릉도로 이주해온 개척민들이 명절이면 봉우리에 올라 고향을 향해 절을 올렸다해 망향봉이라 불린다. 독도 전망대는 직선거리로 87.4km 떨어진 독도를 화창한 날이면 육안으로 조망할 수 있고 울릉도 최고봉인 성인봉과 도동항 일대의 그림 같은 해안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많은 이들의 발길이 닿는 곳이다.

육안으로 독도를 보지 못할 경우, 전망대 아래쪽의 국토 유일의 영토박물관인 독도박물관 무료 관람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1997년 개관한 독도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영토박물관으로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을 논박할 수 있는 자료와 이론의 토대를 구축하는 동시에 국민의 영토의식과 민족의식을 고취 시키고 있다.

독도일출 전망대는 울릉도 관문인 도동항에서 도보로 약 15분 이동 후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된다. 케이블카는 총연장 488m 거리를 왕복식으로 매시 정각부터 15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소요 시간은 약 5분이다.

울릉도 최고의 산림욕 산책 코스 '봉래폭포'

국가지질공원에서 선정한 23개의 지질명소 중 하나인 봉래폭포와 '천연에어컨'이라 불리는 풍혈(바람구멍). 여행객들 사이에서 최고의 산림욕 산책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시사저널 황진영

동해안 어업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울릉도 저동항에서 2km 지척의 상단부에 위치한 봉래폭포는 화산 폭발 시 분출된 각력들이 모여 형성된 자연 3단 폭포로 국가지질공원에서 선정한 23개의 지질명소 중 하나에 속한다.

특히 이곳에는 일 평균 3000톤 이상의 물이 솟아나 명승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이 물은 나리분지(화산 분화구 마을) 북서쪽에 모인 강수가 지하로 스며들어 피압수가 돼 지표로 용출된 것으로 울릉읍 주민들의 중요한 상수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봉래폭포 관리소에서 폭포까지 조성된 산책로는 아토피성 피부염 완화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산림욕장과 '천연에어컨'이라 불리는 풍혈(바람구멍)이 있다. 풍혈은 크고 작은 암설이 퇴적된 사면에서 미기후학적 현상에 의해 여름철에는 찬 공기가 나오고 겨울이면 따뜻한 바람이 불어 나오는 소규모 자연동굴을 뜻한다.

섬으로 가는 방법, 교통·숙박

울릉도에는 3개의 항구(저동·도동·사동항)가 있다. 강원 강릉항, 동해 묵호항, 경북 울진 후포항, 포항항, 포항 영일만신항에서 각각의 울릉도 항구를 목적지로 여객선이 출발한다. 강릉·동해·포항에서 출발하는 쾌속선은 편도 2시간40분~3시간이 소요되고 울진에서 출발하는 카페리 여객선은 편도 4시간30분이 소요된다. 크루즈선은 포항 영일만신항에서 밤에 출발한다.

쾌속선과 크루즈선의 운임은 7만원 이상이고 크루즈선은 로얄스위트룸의 경우 최고 80만 원대까지 요금이 다양하다. 배편은 예약을 해야 하고, 배를 탈 때 신분증 지참은 필수다. 예약은 각 선사와 '가보고싶은섬' 누리집, 모바일앱 등에서 할 수 있다.

울릉군 농어촌 버스, 렌터카, 관광버스 등을 이용할 수 있고 섬 일주 택시와 전기 스쿠터 대여도 있다. 크루즈선에 차를 싣고 입도하는 것도 가능하다. 울릉도에는 호텔·펜션·민박·캠핑장 등 숙박시설이 다양하다. 울릉군 관광문화 누리집 등을 참고하면 된다.

성인봉 등산로 코스

* 대원사코스 : 도동항 - 울릉군 관광안내소 - 울릉군청 - 울릉읍사무소 - KT울릉지점 - 도동삼거리 - 대원사 - 작은등대 - 사다리꼴 - 팔각정 - 바람등대 - 성인봉 - 신령수 - 알봉분지 - 나리분지 - 천부(6시간 소요)

* KBS중계소코스 : 도동항 - 울릉군 관광안내소 - 울릉군청 - 울릉읍사무소 - KT울릉지점 - 도동삼거리 - 소방파출소 - KBS중계소 - 사다리꼴 - 팔각정 - 바람등대 - 성인봉 - 신령수 - 알봉분지 - 나리분지 - 천부(5시간 40분 소요)

* 안평전코스 : 도동항 - 울릉군 관광안내소 - 울릉군청 - 울릉읍사무소 - KT울릉지점 - 도동삼거리 - 울릉터널 - 안평전 - 돌봉 - 바람등대 - 성인봉 - 신령수 - 알봉분지 - 나리분지 - 천부(5시간 20분 소요)

* 나리분지 1코스 : 도동항 - 나리분지(차량이용) - 알봉분지(섬백리향,울릉국화군락, 투막집) - 신령수 - 뺍제이등대 - 성인정 - 성인봉 - 바람등대 - 팔각정 - 사다리꼴 - 작은등대 - 대원사 (4시간 40분 소요)

* 나리분지 2코스 : 도동항 - 나리분지(차량이용) - 알봉분지(섬백리향,울릉국화군락, 투막집) - 신령수 - 뺍제이등대 - 성인정 - 성인봉 - 바람등대 - 팔각정 - 사다리꼴 - KBS중계소 - 소방파출소 - 도동삼거리 (4시간 4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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