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의 회담 평가 "민생 중심 의기투합 성과"…`계엄` 갈등 불씨 남겨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대표회담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접견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대표회담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민생 영역에서 협치를 이끌어낸 것을 성과로 꼽았다. 다만 국민의힘은 회담 돌입 전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가 언급했던 '계엄'에 대해서는 근거를 제시하라고 공격했다.

이 대표는 2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회담에 대해 "매우 허심탄회하고 솔직한 대화들이 오간 자리"라며 "앞으로 여야 관계에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경쟁할 것은 경쟁하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표회담에 대해 '토론'이 아닌 '회담'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공개하지 못하는 또는 공개하기 적절치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상당히 진지한 대화와 공감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날 대표회담이 결국 양측의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되고 실질적 성과가 없었다는 일각의 평가를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특히 민생 부분에 대해서는 세세한 부분이라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것도 있다"며 "상당히 많은 부분들에 대해 실질적 합의가 됐기 때문에 앞으로 국회에서 입법하거나 또 정책 입안을 하는 데 상당히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각종 조치들 또는 자영업자의 부채 문제, 가계부채 완화를 위한 조치 같은 것들에 대해 신속하게 입법적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 대표 역시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대표회담에 대해 "11년 동안 만나지 못할 대치 상황이었는데 그 대치상황을 넘어서 정치를 복원하고 민생 중심으로 정치하자는 의기투합을 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자평했다.

그는 "서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당연히 있을 것이고 싸워야 할 부분이 당연히 있겠지만 민생을 위한 정치는 별도로 분리해 국민만 생각하고 신속하게 답을 낼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며 "민주당도 그런 취지에 공감했다는 게 어제 회담의 가장 큰 성과였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민생 분야 외에도 양당 비서실장이 발표한 공동 발표문의 내용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특히 당초 회담 의제에는 없었으나 발표문에 포함된 의료개혁 이슈에 대해서는 "민심이 현재 의료상황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 이 대표와 생각을 같이했다"며 "이것은 정쟁의 문제가 아니고 국민 건강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좋은 대안을 마련하도록 지원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여당이 적극적으로 폐지를 주장하는 금융투자소득세 이슈에 대해서는 "지금과 같은 구조의 침체 상황에서 금투세를 규정대로 시행하는 것은 안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했다고 저는 이해했다"며 "의견을 종합해 신속히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이 대표가 회담에 들어가기 전 모두발언에서 '정부가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는 요지의 발언을 포함한 것에 대해서는 "근거를 제시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한다"며 "(근거를 제시하신다면)우리도 막겠지만, 사실이 아니라면 국기를 문란하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