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예고한 류현진 전 동료 키어마이어, "다시 태어나면 꼭 OO하고 싶다" [인터뷰]
(MHN스포츠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내가 제일 싫어했던 팀에서 뛰게 될 줄이야. 야구사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류현진(37. 한화)과 함께 지난해 토론토에서 뛰어 국내 팬들에게도 꽤 익숙한 인물인 외야수 케빈 키어마이어(34. LA 다저스)가 2일(한국시간)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MHN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내가 제일 싫어했던 팀인 다저스에서 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야구사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올해로 메이저리그 12년차 베테랑인 키어마이어는 올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1년 1050만 달러(약 141억원)에 재계약했다. 하지만 82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5, 4홈런 18타점으로 부진했다. 그러자 그는 지난달 25일 "올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단 6일 뒤인 31일 현 소속팀 다저스로 트레이드됐다.
키어마이어는 트레이드 후 많은 경기에 출전하진 못하고 있지만 2일 현재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19경기에서 타율 0.220, 1홈런 5타점 1도루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토론토 시절보단 좋아졌지만 그의 과거 명성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활약이다. 하지만 화려한 수비력 만큼은 아직도 리그 최상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에게 '은퇴를 번복할 생각이 없냐'는 질문을 던지자 그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없다"는 답변을 들려줬다. 키어마이어는 이어 "내가 가진 실력보다 더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오랜 시간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제는 그만해도 될 때가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고, 그래서 은퇴를 번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며 확고한 생각을 들려줬다.
미국 인디애나주 출신은 키어마이어는 2010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31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을 만큼 아마추어 시절 전혀 주목받지 못한 선수였다. 당시 그가 받은 계약금도 겨우 7만 5000달러(약 1억원)였다.
하지만 키어마이어는 대다수의 예상을 뒤엎으며 프로진출 단 3년 만인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기염을 토했다. 드래프트 31라운드 출신이 빅리그에 데뷔한 것만 해도 놀라운 일인데 그는 데뷔 이듬해인 2014년 곧바로 탬파베이 주전 외야수로 성장하며 자신의 전성시대를 예고했다.
2014년부터 3년 연속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칠 수 있는 장타력과 두 자릿수 도루를 성공시킨 그의 기동력은 그에게 최고의 수비수에게 주는 골든글러브까지 선사했을 만큼 리그 최고의 외야수로 성장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탬파베이는 2017년 시즌을 앞두고 키어마이어에게 6년 총액 5350만 달러(약 717억원)의 연장계약을 안겨주며 그의 실력과 활약상을 인정해줬다. 키어마이어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토론토로 이적한 2023년 전까지 탬파베이서만 10년간 롱런했다.
키어마이어에게 '메이저리그에서 무려 12년이나 뛰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였냐'고 묻자 그는 "다수의 예상을 뒤엎고 메이저리그에서 지명을 받고, 빅리그 무대에 데뷔했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며 "그 외에 탬파베이 시절에 골드글러브를 4번이나 수상했을 때도 기뻤다"고 말했다.
키어마이어는 또 "지난 2020년 생애 첫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아 본 것도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자 행복했던 순간이었다"며 "당시만 해도 다저스에 패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놓쳤기 때문에 다저스는 내가 제일 싫어했던 팀이다. 그런데 지금 그런 팀에서 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야구사는 정말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왕 다저스에 왔으니 올해도 월드시리즈를 경험해 보고 싶다"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그에게 '메이저리거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하자 "야구를 우선 좋아하고 즐길 줄 알아야 한다"며 "그런 가운데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 과거와 달리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 지는 세상이다. 야구도 마찬가지이다. 말로만 빅리그 선수가 되겠다는 건 의미가 없다. 고등학교, 대학교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경쟁도 치열해지고 수준도 높아진다. 그런 환경에서 살아 남으려면 정말 열심히 해야된다. 쉽지 않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답변을 듣고 그에게 '다시 태어난다면 이렇게 힘든 과정을 겪으며 또 야구를 하고 싶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키어마이어는 잠시 생각하더니 "또 하고 싶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리고 한 가지 단서도 달았다. "이번에는 야수가 아닌 선발투수가 되고 싶다. 한 번 등판하면 4일간 쉴 수 있는 선발투수를 꼭 해보고 싶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에게 '지난 12년간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줘서 고맙다. 그리고 보고 싶을 것이다'라는 인사를 건네자 키어마이어는 잠시 숙연한 모습을 지었다.
메이저리그 12년차 베테랑 외야수 키어마이어를 필드에서 볼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사진=MHN스포츠 DB, 토론토 구단 홍보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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