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 플라스틱 범벅"… 다른 장기 대비 최대 30배 달해

미국의 한 연구진이 사람이 섭취한 미세플라스틱이 뇌에 가장 많이 쌓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삽화=이미지투데이

인간이 섭취한 미세플라스틱이 뇌에 가장 많이 쌓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른 장기에 비해 최대 30배에 달하는 수치다.

1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국 뉴멕시코 대학교 매튜 캠펜 제약학 교수가 있는 연구팀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9년간 시신 92구를 수집해 인간의 장기(간·신장·뇌 등)에서 발견되는 미세플라스틱을 조사했다. 뇌에서 발견된 양이 간과 신장 등 다른 곳에 비해 7배에서 최대 30배가량 많았다.

캠펜 교수는 45~50세의 '정상적인 뇌' 조직에서 플라스틱 입자가 그램당 4800마이크로그램의 농도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조직 무게의 약 0.5%를 차지한다. 그는 "2016년 부검 뇌 샘플과 비교하면 50% 이상 더 많다"며 "오늘날 인간의 머릿속은 99.5%가 뇌이고 나머지는 플라스틱인 셈"이라고 말했다.

뇌에 가장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모이는 이유로는 플라스틱이 지방과 잘 결합하기 때문이다. 뇌는 인간의 다른 장기보다 지방 비중이 높다. 미세플라스틱은 5㎜에서 눈으로 볼 수 없는 1나노미터(10억분의 1m)까지 크기가 다양하다.

발견된 플라스틱 유형은 폴리에틸렌이다. 이는 ▲포장▲비닐봉지▲보관 용기▲장난감과 같은 물건에 널리 쓰인다. 조사에 사용한 뇌 조직 샘플은 전두엽 피질에서 추출했다. 전두엽은 ▲추상적 사고▲창의성▲운동 과제를 담당하는 뇌의 부분이다.

2019년 세계자연기금에 따르면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매주 약 5g의 플라스틱을 섭취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는 대략 신용카드 한 장 무게와 같다.

유찬우 기자 threeyu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