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현장메모] '대전답게 이겼다!' 2024년 가장 뜨거웠던 대전의 여름밤...최고의 경기력+완벽한 결과
[인터풋볼=신동훈 기자(대전)] 올 시즌 중 대전월드컵경기장 내 데시벨이 가장 높은 경기였다. '대전답게' 이겼다는 증거였다.
대전하나시티즌은 9월 1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9라운드에서 광주FC에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대전은 5경기 무패를 기록하면서 9위에 올랐다. 광주는 3연패에 빠졌다.
대전은 이전까지 4경기 무패를 달리고 있었는데 결과에 비해 내용이 좋지 않았다. 안정적인 운영을 택하다가 막판에 경기를 뒤집어 승리를 하거나 따라잡아 승점 1점을 얻은 경기가 이어졌다. 황선홍 감독은 결과에 초점을 둔 축구를 했다고 했다. 많은 선수들 속에서 내부 경쟁 기조 속에서 상대에 맞춰 결과를 내는 축구를 했고 팬들은 다소 만족하지 못하는 내용 속에서 4경기 무패를 기록했다.
광주전을 앞두고도 황선홍 감독의 생각은 같았다. "내용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어떻게든 승점을 가져와야 하는 때다. 비율로 따지면 결과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고 하면서 결과를 내는데 더 집중을 할 거라는 걸 강조했다. 이전과 같은 운영이 이어질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대전은 이제껏 보지 못한 고강도 압박 전술을 킥오프 직후부터 앞세워 몰아쳤다.
지친 광주를 공략하기 위한 판단이었다. 광주는 얇은 스쿼드 속 울산HD와 코리아컵 포함 3연전을 치렀고 부상자까지 나오면서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이 자주 기용됐다. 후방 빌드업에 문제가 생겼고 체력 문제 속 실수가 많이 나왔다. 대전은 이 부분을 공략해 마사, 윤도영, 최건주, 김준범 등 압박과 기동성이 좋은 이들을 전방에 배치했다. 시작부터 앞선에서 몰아쳤고 윤도영 선제골이 나와 1-0으로 빠르게 앞서갔다.
윤도영 골 이후에도 내려서지 않았다. 대전 지역 안에 들어오면 이순민이 앞장서 미친 압박을 가했다. 마사도 내려와 압박을 도왔고 최건주는 중앙으로 이동했고 윤도영은 측면으로 전진하며 공격 루트를 만들었다. 미친듯이 몰아치자 대전월드컵경기장 분위기도 올라갔다. 항상 대전 러버스의 응원가로 뜨거웠지만, 용광로 같은 압박에 더 뜨거워졌다.
후반에도 대전은 마찬가지 모습을 보였다. 전반 홈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졌다. 광주의 공세가 거셌는데 이창근이 신들린 선방쇼를 펼치면서 버텨냈다. 이창근은 김인균 골에 도움까지 올렸다. 돌아온 김인균은 이창근의 골킥을 그대로 받아 질주를 한 뒤 골을 넣었다. 스피드 레이서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돌진과, 깔끔한 마무리까지 돋보였다.
김인균 골 이후 대전 팬들은 승리를 직감한 듯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응원가를 불렀다. 종료 휘슬이 울렸을 때 함성과 박수는 이번 시즌 기준으로 하면 역대급이었다. '대전 박수'와 함께 황선홍 감독, 선수단을 맞았고 경기 후에도 '카니발'을 하면서 승리를 자축했다. 2024년 대전 팬들에게 가장 뜨거운 밤이었다.
황선홍 감독은 방심을 경계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승리 만족감을 표출하기보다 냉정한 표정으로 "그동안 홈에서 경기가 안 좋았다. 팬들에게 죄송했다. 광주전 준비하면서 홈에서 적극적으로 하자고 했다. 선수들이 잘 이행해줬다. 다음 번에도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 홈에선 에너지 레벨이 높은 축구를 해야 한다고 본다. 공 관리는 개선해야 하는데 소득이 있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갈 길이 매우 멀다. 긴장 늦추면 안 된다. 향후 경기를 치를 전북 현대, 울산 HD, 제주 유나이티드 만만한 팀은 한 팀도 없다. 매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파이널 라운드 전에 승점을 최대한 확보할 것이다"고 했다. 대전의 다음 홈 경기는 전북이다. FC서울전 이후 전북과 만나 대결하는데 잔류 싸움에 결정적 영향을 할 경기다. 대전 팬들은 광주전 홈 분위기 이상이 전북전에 형성되길 기다리고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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