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어 수장이 된 하이브 ‘인사’ 전문가…리스크 봉합 1단계는?

조유빈 기자 2024. 9. 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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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신임 대표의 과제…어도어 조직 내부 정비 급선무
구성원과의 소통 강조…“뉴진스 활동 성공적으로 이어가는 데 초점”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민희진 전 대표가 이끌던 어도어를 하이브의 인사(HR) 전문가가 이끌게 됐다. 현재 하이브의 최고인사책임자(CHRO)인 김주영 대표다. 새로운 수장이 된 김 대표는 '조직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어도어의 리스크 봉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연합뉴스

"최우선 과제는 어도어 안정화"

2일 엔터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달 27일 어도어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조직 안정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특히 그는 "구성들과 최대한 자주 직접 만나면서 원활하고 합리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등에 대해 상의하고 진행 과정을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우선 과제는 조직 안정화"라고도 강조했다.

하이브는 "김 신임 대표는 다양한 업계에서 경험을 쌓은 인사 관리 전문가로, 어도어의 조직 안정화와 내부 정비를 맡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는 유한킴벌리 여성 최초 인사팀장 출신으로, 킴벌리클라크 HR 매니저, 크래프톤 HR 본부장을 역임한 HR 전문가다. 하이브는 2022년 크래프톤에 재직 중이었던 김 대표를 CHRO로 영입했다.

지난 5월 하이브는 김 대표(당시 김 CHRO)를 이재상 하이브 최고경영자(당시 최고전략책임자), 이경준 하이브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어도어 사내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하이브가 이들을 사내이사로 앉히면서, 사내 사정에 정통한 세 명의 내부 임원을 통해 어도어의 분위기를 정비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오기도 했다. 어도어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어 민 전 대표를 해임하고, 김 CHRO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하이브와 민 전 대표의 갈등이 불거진 지 약 4개월 만이다.

김주영 어도어 신임 대표이사 ⓒ어도어 제공

뉴진스 프로듀싱 두고 지속되는 갈등

지금도 갈등은 진행형이다. 해임 결정에 대해 민 전 대표 측은 "이번 해임 결정은 주주 간 계약과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결정에 정면으로 반하는 위법한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뉴진스 프로듀싱과 관련해서도 각을 세우고 있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사내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뉴진스 프로듀싱도 계속 맡는다고 발표했지만, 민 전 대표 측은 프로듀싱과 관련한 업무위임계약서의 내용이 일방적이고 불합리하다면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 전 대표는 계약 기간이 해임일인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11월1일까지로 2개월 6일이라는 점을 들어, '2개월짜리 초단기 프로듀싱 계약'이라는 점을 비판했다. 또 업무수행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어도어의 경영 사정상 계약을 유지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어도어의 필요에 따라 대표이사가 판단한 경우 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을 지목해 "해당 업무에서 배제할 길을 열어둔 꼼수"라고 지적했다.

이에 어도어는 해당 계약서는 민 전 대표의 사내이사 잔여기간의 역할에 대한 계약서로, 이후 계약은 재계약과 함께 진행돼야 하는 일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민 전 대표가 지적한 조항에 대해 "프로듀서로서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을 경우, 그로 인해 경영상 큰 피해를 주는 행위 등을 방지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위임인 이상 당연히 포함되는 조항"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민 전 대표 측은 "사내이사 임기와 프로듀싱 업무는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며 설전을 이어갔다. 민 전 대표 측은 "어도어 이사회에서 보내온 업무위임계약서는 어떤 기준이나 근거도 없이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할 수 있는 조항이 너무 많다. 어도어나 하이브가 체결한 다른 계약에는 없는 조항"이라며 "계약서는 상호 협의 하에 이뤄지는 것이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하이브는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주주 간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법원에 관련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증권가는 어도어 대표이사 교체에 대해 "제작과 경영을 분리해 멀티레이블 시스템을 보완했다는 점에서 (하이브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김민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추가 소송에 따른 분쟁이 지속될 수 있어 완전한 리스크 해소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주주 간 계약이 해지될 경우, 연초부터 부각된 멀티레이블 시스템 관련 시장 피로도 및 리스크는 해소될 것"이라고 봤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지난 7월9일 오후 '업무상 배임' 혐의 관련 첫 소환 조사를 마친 뒤 서울 용산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사내 괴롭힘 등 재조사…'카톡' 대신 슬랙 사용

어도어는 일련의 조치가 제작과 경영을 분리하는 하이브의 레이블 운용 원칙에 기반하는 것인만큼, 뉴진스 프로듀싱 업무와 관련해 민 전 대표와의 협의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서도 "제작과 경영을 분리하는 하이브의 레이블 운용 원칙에 따라 어도어 역시 제작과 경영을 분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선임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온‧오프라인 미팅을 통해 대표 교체 배경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도어 조직 안정화의 첫 번째 스텝은 논란이 되었던 문제들을 해결하고, 재발 방지책을 만드는 데서 출발할 계획이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의혹, 이에 대한 무마 시도가 있었다는 의혹에 관한 재조사를 진행해 진상을 규명하기로 했다. 업무 보고와 소통 창구로는 카카오톡 대신 업무용 메신저 '슬랙'을 사용한다. 과거 감사 과정에서 카카오톡 등을 통해 민감한 대화가 드러나 논란이 된 점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현안을 정리하고 정비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변화가 수반될 것"이라며 "그렇지만 이는 어도어 구성원과 아티스트 성장과 발전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각자의 역할을 다해 준 어도어 구성원 여러분과 함께, 뉴진스 활동을 성공적으로 이어가는데 초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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