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그대로, 빚만 늘어” 여윳돈? 다 떼면 한 달 ‘100’ 될까 말까 “더 줄어”.. “무사히 하루 보내면 다행”

제주방송 김지훈 2024. 9. 2. 13:5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분기 가계 흑자액 100만 원 “왔다갔다”
흑자율 8분기째 하락세 “남는 게 없어”
경기 회복세 불구.. 내수부진 심화 영향
고물가·고금리 ↔ ‘실질소득’ 감소 여파


가계 살림살이가 급기야 한계에 다다른 모습입니다. 지난 8분기 동안 가계 ‘여윳돈’이 지속 줄어드는 사상 최장의 감소세를 기록하더니, 2분기에는 겨우 ‘100만 원’ 선을 간신히 유지했습니다.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는커녕 고물가와 고금리에 실질소득은 답보 상태에 머물러 한층 더 빠듯해진 가계 재정 여건을 드러냈습니다. 좀처럼 가계 살림에 주름살이 펴지지 않는 게 다 이유가 있는 셈입니다.

버는 건 제자리에 고정비용만 계속 늘어나는 실정이라, 가계는 허리띠를 더 졸라매는 것 외에는 뾰족한 선택지가 없어 보입니다. 이같은 상황은 고스란히 내수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정책 당국의 긍정적 전망과 달리, 많은 가구가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버티는게 고작이라 가계 고통을 어떻게 덜어낼지 고민에 구체적인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 흑자액(전국·1인이상·실질)은 월평균 100만 9,000원으로 1년 전보다 1만 8,000원(1.7%) 줄었습니다. 한 달에 남길 수 있는 ‘여윳돈’이 가구당 평균 100만 원 남짓에 불과하다는 얘기입니다.

가계 흑자액은 번 소득에서 이자 비용과 세금 등 비소비지출, 그리고 의식주 비용 등 각종 소비지출을 뺀 금액을 말합니다. 이같은 가계 흑자액은 2022년 3분기부터 8개 분기째 줄어드는 실정입니다. 2006년 1인 가구를 포함해 가계동향이 공표된 뒤로 역대 최장기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고물가로 인해 각종 재화 가치가 올라버린 반면, 손에 쥐는 실질소득이 줄어든 탓에 흑자액이 감소세를 이어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최근 2년 중 4개 분기 동안 가구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줄었습니다. 감소 폭도 작게는 1.0%에서 많게는 3.9%에 달했습니다.

반면에 나머지 4개 분기 실질소득은 늘었지만 증가 폭은 모두 0%대에 그쳤습니다.

2분기만 해도,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96만 1,000원으로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실질 소득은 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더해, 고금리로 인해 늘어난 이자비용 역시 흑자액이 줄어든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자 비용은 2022년 3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2022년 2분기 8만 6,000원에서 올해 1분기 12만 1,0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실질소득은 답보 상태인데, 고정비용이 급증하는 실정이라 여윳돈이 남아날 리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처분가능소득과 흑자액은 더욱 줄어들었습니다.

이처럼 쪼그라든 가계 ‘여윳돈’이 고스란히 가계 소비 심리 위축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2022년 2분기 이후 9개 분기 연속 감소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1년 전보다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내수 부진의 고리를 더욱 견고히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한 축에는 한층 빠듯해진 가계 살림살이가 자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정부 당국은 지난 5월부터 내수가 ‘회복 조짐’을 보인다면서 비교적 긍정적 전망을 내놓은 상황입니다. 여기에 한국은행까지 내수를 구성하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건설투자가 하반기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낙관론들과 달리 현장에서는 그 조짐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불거지는 모습입니다. 소득 증대는커녕 고금리와 고물가로 생활이 팍팍해지면서 내수 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는데 무게가 실립니다.

한 민간 경제전문가는 “실질소득은 정체되고 이자 부담만 커지면서 가계 ‘여윳돈’이 말라붙어 가는게”이라면서 “일부 수출기업들을 제외하고 사실 여유를 가진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언제까지 가계 경제 유지가 가능할지 장담이 어려운만큼, 내수 진작을 위한 정책 당국 등의 대책 고민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