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 연속골도 의미 없었나, 벤치에서도 출전 시간이 줄어든 이강인

PSG 이강인. Getty Images코리아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의 주전 경쟁에 적신호가 켜졌다.

프랑스 명문 파리 생제르맹 입단 2년차로 농익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지만 주전이 아닌 벤치 멤버로 전락했다.

파리 생제르맹은 2일 프랑스 릴의 스타드 피에르 모루아에서 열린 2024~2025 프랑스 리그앙 3라운드에서 릴을 3-1로 눌렀다.

3연승을 질주한 파리 생제르맹은 선두를 탈환하면서 정규리그 4연패 도전의 시동을 걸었다.

문제는 이강인이다.

이날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이 2-0으로 앞선 후반 29분 브래들리 바르콜라 대신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강인은 짧은 시간만 주어진 터라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으나 감각적인 드리블 돌파와 절묘한 침투 패스로 자신의 재능을 증명했다. 단 16분만 뛴 이강인은 드리블 성공 2회와 기회 창출 1회 등을 기록했다. 그가 2경기 연속 교체 출전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 흐름이었다.

이강인이 시즌 초반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터라 더욱 당혹스럽다. 이강인은 유일하게 선발 출전한 르아브르와 개막전에서 불과 3분 만에 시즌 첫 골을 터뜨리는 축포를 쏘아 올렸고, 교체 투입된 몽펠리에전도 6-0 대승의 마침표를 찍으며 2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강인의 출전 시간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르아브르전에서 71분간 그라운드를 누빈 뒤 28분에서 16분으로 하락세다.

이강인의 위기는 파리 생제르맹의 내부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나타내는 지표이기도 하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측면 날개로 분류되고 있는데, 좌우 측면의 경쟁자가 만만치 않다. 오른쪽 윙어로 직접적인 경쟁자인 우스만 뎀벨레는 레알 마드리드로 떠난 킬리안 음바페의 빈 자리를 채울 적임자로 지목된 선수이고, 왼쪽 측면의 바르콜라는 이미 4골로 한 발짝 앞서가고 있다.

물론, 이강인은 미드필더로 뛸 수 있지만, 이 포지션도 과도한 경쟁에 직면한 것은 똑같다. 주앙 네베스와 비티냐, 워렌 자이르에메리가 먼저 입지를 다졌다. 베테랑 미드필더인 다닐루 페레이라가 좀체 주어지지 않는 출전 기회에 불만을 품고 이적을 고려할 정도다.

이강인이 자신의 경쟁자들과 다른 색깔의 축구를 보여준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공격적인 드리블 뿐만 아니라 정교한 킥을 바탕으로 패싱 게임에 능한 그는 파리 생제르맹의 공격 조립을 주도할 수 있다. 이강인이 시즌 초반 경쟁자들의 득세에 한 발짝 밀려난 게 사실이지만 앞으로 남은 시즌을 감안한다면 뒤집기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제한적인 출전 기회 속에서도 제 몫을 해내고 있는 이강인이 앞으로 어떤 반전을 보여줄지가 팬들의 관심사가 됐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