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날 것의 성장통"…김고은, 13년의 성장기 ('대도시의 사랑법')
[Dispatch=박혜진기자] 배우 김고은은 이화림(파묘)으로 천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신들린 연기로 등골 저릿한 캐릭터를 선보였다.
이번엔 편안하고 담백하다. 자유로운 영혼, 구재희로 분한다. 화려한 기교는 뺐다. 그만의 화법으로, 한 인물의 성장기를 그린다.
13년 동안의 이야기를 표현했다. 20살 대학생 시절부터 30대 사회 초년생까지, 촘촘한 에피소드 속 관계와 성장에 집중했다.
패기 넘쳤다가, 상처받고, 혼란을 겪고, 홀로 일어서는 법을 배워나간다. 그 시기를 겪은 누구에게나 공감을 선사한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감독 이언희) 측이 2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성수에서 제작보고회를 열었다. 이 감독, 김고은, 노상현이 참석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와 세상과 거리를 두는 흥수의 이야기다. 두 사람이 '동거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렸다.
박상영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했다. 이 작품은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과 국제 더블린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영화는 49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이언희 감독은 "'내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품고 있다"며 "나보다 나를 더 잘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과 그를 통해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고은은 "제가 2년 반 정도, 꽤 오랜 시간 기다린 작품"이라며 "제작됐을 때 굉장히 기뻤다. 대본에서 보여주는 이야기들이 솔직하고 담백한 게 너무 좋았다"고 전했다.
김고은이 재희 역을 맡았다. 오늘만 사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사랑에 진심인 캐릭터다.
김고은은 "사람을 쉽게 쉽게 만날 것으로 보이지만, 진정한 사랑을 꿈꾸는 인물"이라며 "내 남자친구에게 1순위가 되고 싶은, 순수한 사랑을 꿈꾸는 친구"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그 자유분방함이 저는 재희가 자신의 아픔을 숨기기 위해 전면에 내세우는 것 같았다"며 "그 모습에 공감이 갔다"고 말했다.
영화는 재희의 성장을 그린다. 그는 "20살 때부터 30살 때까지 그 나이에 겪는 성장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박상영 작가는 영상을 통해 "김고은 배우 캐스팅 소식을 듣고 너무 행복했다. 재희가 정말 맞는 사람에게 갔구나, 재희를 제대로 입어줄 만한 배우에게 찾아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뻐했다.
노상현이 장흥수 역으로 첫 스크린에 도전했다. 세상과 거리를 두고 싶어 하며, 사랑을 질색하는 인물.
노상현은 "흥수를 이해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면서 "시니컬하지만, 들여다보면 여리고 순수한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김고은은 "첫인상은 목소리도 저음이고, 차도남이었다"며 "친해지면 그만의 개그와 장난이 있다. 반전 매력을 가졌다. 쉽게 친해질 수 없는 '레어'한 사람"이라고 봤다.
두 사람의 호흡은 어땠을까. 이언희 감독은 "둘을 한 화면에 담았다는 것만으로도 흐뭇했다. '동거동락'하는 장면을 계속 담고 싶었다. 관객들 마음에 가득 찰 것"이라고 말했다.
김고은은 "반짝반짝한 케미"라며 "사랑스러운 케미뿐만 아니라, 스파크가 확 튀는 케미도 있다. 끝날 땐 뭉클해질 것"이라고 꼽았다.
노상현은 "대사들이 현실적"이라며 "날 것의 느낌들이 굉장히 많다. 두 사람이 공유하는 모먼트를 지켜봐 달라"고 짚었다.
김고은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특히 스타일링에 신경을 많이 썼다. 화려한 색감, 과감한 패션이 눈에 띄었다. 김고은은 "의상을 통해 재희의 태도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상의는 연두색, 하의는 파란색 패턴을 입는다든지, '재희여서 괜찮은 건가?'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며 "같은 나시를 입어도 재희는 과감해 보이는 태도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20대부터 30대까지 표현한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 집중했다. 김고은은 "2010년이 딱 제 스무 살 때 배경이다. 그때는 세상과 타협하지 않았다. 자유분방했다"고 털어놨다.
30대에는 점점 사회와 타협하게 됐다. "점점 체화해 나가는 현실이 재희의 성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스스로 사랑하면서 표현법도 배워간다. 성장 과정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공간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재희의 집이 바로 그것. 두 사람이 동거를 시작하게 되는 곳이다. 김고은은 "20살 때 상상했던 집이다. 살고 싶었던 집을 구현해 주셨다"고 전했다.
프라이머리가 음악 감독으로 참여했다. 이 감독은 "(프라이머리가) 어렸을 때부터 영상 작업을 하셨다. 그걸 보고 영상을 잘 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에 대중적이고 감각적인 노래가 사용됐으면 했다"며 "음악을 들으러 극장에 가셔도 될 만큼 음악이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드라마로도 만들어진다. 티빙 방영을 앞두고 있다. 비슷한 시기 공개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이 감독은 "책이 재밌어서 영화와 드라마로 나오는 게 당연한 것 같다"며 "저만의 시선으로 재밌게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각 다른 시선으로 즐겨달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고은은 "행복하게 촬영했고 자신 있는 작품"이라며 "보시고 나면 기분 좋게 극장을 나갈 수 있는 영화다. 많이 찾아달라"고 인사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다음 달 2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사진=송효진기자(Disp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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