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쩐의 전쟁' 투어챔피언십 후기

방민준 2024. 9. 2. 12:5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4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페덱스컵 챔피언 스코티 셰플러.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2024시즌 PGA투어의 대미를 장식하는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이 2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GC(파71)에서 막을 내렸다.



 



앞선 두 플레이오프 페덱스 세인트쥬드 챔피언십과 BMW챔피언십을 거치면서 엄선된 30명의 '골프의 신'들이 잭팟을 노리고 '건곤일척(乾坤一擲)'의 대회전을 벌였다. 1, 2차 플레이오프가 제신(諸神)들의 경연장이었다면 최종 플레이오프 투어 챔피언십이 열리는 이스트 레이크GC는 신 중의 신들이 힘을 겨루는 올림포스(Olympus)산인 셈이었다.



 



누적된 페덱스컵 포인트에 따라 경기 전에 보너스 스코어를 미리 받고 시작하는 투어 챔피언십을 두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벌이는 출발선이 다른 육상경기'라는 비판이 없지 않지만 최종전에서 우승자와 보너스의 주인공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PGA투어의 궁여지책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세계적 골프 선수들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 목을 매는 것은 어마어마한 상금 때문이다. 이 제도는 PGA투어 일정이 끝난 뒤 골프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2007년 시작됐다. 정규 투어가 끝나면 선수들이 개인 일정을 이유로 플레이오프 참가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자 상금과 보너스를 대폭 올려 선수들의 잭팟 욕심을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거액의 상금과 보너스에도 불구하고 최종전에서 우승자와 보너스를 받는 선수가 일치하지 않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최종전에서 우승해도 누적 페덱스컵 포인트가 뒤지면 우승자는 우승상금만 차지하고 거액의 보너스는 누적 포인트가 가장 높은 선수에게 돌아가는 일이 벌어졌다. 포커스가 한곳에 모아지지 않아 투어 챔피언십의 김이 빠졌다.



 



PGA투어측은 우승자와 보너스 수혜자를 일치시키기 위해 2020년 제도를 뜯어고쳤다. 플레이오프 최종전 직전대회까지 페덱스컵 포인트를 계산하되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 들어갈 때는 페덱스컵 포인트를 없애는 대신 누적 포인트를 기준으로 대회 전에 언더파 점수를 미리 부여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즉 페덱스컵 포인트 1위는 10언더파, 2위는 8언더파, 3~5위는 각각 7언더파, 6언더파, 5언더파, 6~10위는 4언더파, 11~15위는 3언더파, 16~20위는 2언더파, 21~25는 1언더파, 26~30위는 이븐파에서 시작하는 방식이다.



 



물론 미리 많은 언더파 점수를 받고 출발하는 선수가 유리하지만 페덱스컵 순위가 낮은 선수도 대회 성적에 따라 우승과 보너스를 함께 차지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 우승자가 아니더라도 소정의 상금과 함께 더 많은 보너스를 받는다. 준우승자에게도 500만 달러의 보너스가 돌아가고 최하위 30위를 해도 39만5천달러(약 4억6천만원)가 주어진다.



 



지난 10년간 랭킹 1위로 투어 챔피언십에 나선 선수가 1500만 달러의 주인이 된 적은 한 번도 없다. 랭킹 1위로 나서 최종 우승까지 차지한 것은 2009년 타이거 우즈가 마지막이었다.



 



그러나 올해 대회에서 보너스포인트 제도가 도입된 지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우승컵과 보너스를 한꺼번에 챙겼다, 셰플러는 최종 합계 30언더파로 2위 콜린 모리카와(미국·26언더파)를 4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시즌 7승과 함께 2500만 달러(약 334억 원)의 '잭팟'을 챙겼다. 



셰플러의 뒤를 이어 콜린 모리카와(26언더파)가 2위, 사히스 티갈라(24언더파)가 3위에 올랐다. 



 



임성재(26)는 최종합계 18언더파로 단독 7위에 올라 보너스 상금 275만달러(약 36억8,000만원)를 챙겼다. 올해로 6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한 임성재는 지난 2022년에 공동 2위를 기록해 투어 챔피언십 역대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을 낸 바 있다. 투어 챔피언십에 처음 참가한 안병훈(32)은 공동 21위(8언더파)로 마무리했다.



 



보너스 점수를 뺀 실제 스코어로 따지면 콜린 모리카와가 22언더파로 가장 잘 쳤지만 보너스 스코어를 4언더파밖에 못받아 스코티 셰플러에게 밀렸다. 보너스 점수를 뺀 스코어로는 콜린 모리카와에 이어 사히스 티갈라가 21언더파, 셰플러가 20언더파, 러셀 헨리가 17언더파, 아담스콧이 16언더파고 임성재는 15언더파로 6위에 랭크됐다.



 



이번 투어 챔피언십은 많은 보너스 점수를 받은 선수의 우승 가능성을 높이면서 선수들에게 실제 경기 스코어에 따라 얼마든지 보너스 점수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Copyright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