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서 ‘떠돌이 개 안락사’ 입법에 수천명 반대 시위

김명진 기자 2024. 9. 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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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안락사 입법 반대 시위 벌이는 튀르키예 동물권 운동가. /로이터 연합뉴스

튀르키예에서 길거리에서 떠도는 개를 안락사할 수 있도록 한 법 개정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고 abc 뉴스 등 외신이 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떠돌이 개 안락사를 인정한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유기견들이 살처분될 위기에 놓였다고 항의하는 시위가 이스탄불 등 터키 전역에서 열렸다.

터키 정부는 약 400만 마리의 유기견이 터키 거리와 시골 지역을 배회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은 무해하지만 어린이를 포함한 여러 사람이 공격을 받는 일도 있었다.

이에 지난 7월 의회에서 처리된 개정 동물보호법에는 유기견과 들개의 동물보호소 수용 규정이 강화됐고 안락사 근거도 추가됐다. 공중 보건에 위험을 초래하거나 통제가 어려울 정도로 공격적인 개, 입양이 불가능한 개 등에 대해 안락사가 허용됐다.

또 기존엔 지방정부가 들개를 포획해 중성화 수술과 예방접종 후 다시 거리에 방사할 수 있도록 했지만, 개정법은 붙잡은 개의 정보를 정부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하고 개가 입양될 때까지 보호소에 수용하도록 하는 등 관리를 강화했다. 초기 법안 초안에는 고양이도 포함되었지만, 대중의 항의가 빗발치자 해당 조항이 변경됐다.

튀르키예 전역에는 약 400만 마리의 떠돌이 개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유기견 보호시설은 약 10만5000마리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법이 국가적인 문제로 부상한 ‘유기견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위대는 ‘보호소는 죽음의 수용소’ ‘피비린내 나는 법률을 철회하라’ 등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흔들며 법 폐지를 촉구했다.

시위에 참여한 하산 키질리아탁(64)은 AP 통신에 “법이 즉시 폐지되기를 바란다. 그들(길 잃은 개들)은 우리처럼 살아있는 존재다. 우리는 그들의 말살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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