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 메카’ 北자강도 침수 피해… 對러 무기수출 타격

권승현 기자 2024. 9. 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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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수해로 인해 러시아에 군수 물자를 지원하는 데 차질을 빚고 있어 정보당국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폭형 무인기에 이어 240㎜ 신형 방사포를 공개한 것도 '러시아 보여주기'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최근 자폭 무인기와 방사포 등을 연달아 공개한 것도 대남용이 아닌 러시아에 보내는 메시지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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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끊기고 통신선 복구 안돼
자폭형 무인기·新방사포 공개는
러에 ‘지원 이상無’ 보여주기용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월 29일 보트를 타고 평안북도 신의주의 침수 지역을 시찰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수해로 인해 러시아에 군수 물자를 지원하는 데 차질을 빚고 있어 정보당국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폭형 무인기에 이어 240㎜ 신형 방사포를 공개한 것도 ‘러시아 보여주기’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정보원은 2일 북한 자강도의 수해 영향에 대해 “군수공장 밀집지역이라는 점에서 공장 피해, 군수물자 제조 차질, 향후 북·러 무기거래 차질 등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동향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대북 소식통도 이날 문화일보에 “이번 수해로 갱도에 물이 차 러시아에 군수 물자를 보내는 데 큰 타격이 생겼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강도의 군수시설은 은닉을 위해 지하갱도 형태로 구축됐는데, 이곳이 수해로 침수돼 마비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강도 일대의 침수 피해는 심각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대북 소식통은 “신의주는 사망자가 거의 없지만 자강도엔 셀 수 없이 많다”며 “특히 강계시에서 사람이 얼마나 죽었는지 모를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산사태로 망가진 통신선과 전신주가 복구되지 않고 있다”며 “철도와 도로도 모두 끊겼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평안북도 수해 현장만 줄기차게 찾았던 이유도 자강도에는 물리적으로 가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한이 최근 자폭 무인기와 방사포 등을 연달아 공개한 것도 대남용이 아닌 러시아에 보내는 메시지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19~29일 진행된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에 대한 대응이라고 보기엔 수위가 낮다”며 “통상 북한은 UFS 기간엔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을 감행했지 재래식 무기를 공개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물자 지원에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북·러 협력은 군사 분야를 넘어 산업·교역·농업·교육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로만 체쿠소프 러시아 산업무역부 차관이 이끄는 대표단은 북한을 방문해 윤정호 대외경제상을 만났다. UFS에 대한 북한의 대응 수위가 평년보다 낮았던 데는 러시아 대표단의 방북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도 전날 브리핑에서 “UFS 기간 북한이 도발하지 않은 이유는 수해 문제에 더해 북·러 간 군사 협력 상황 등 다양한 전략적·군사적 원인이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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