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결승타 ‘지옥·천당’ 오간 이우성…그를 다시 일으킨 꽃감독의 믿음
이우성(30·KIA)은 근래 마음이 편치 않았다. 제 몫을 하지 못한다고 느껴서다. 이우성은 지난 6월28일 허벅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후 40일간 재활을 거쳐 지난달 7일 1군에 복귀했다. 부상 전까지 타율 0.317을 기록했던 이우성의 8월 타율은 0.246에 그쳤다. 이런 그는 8월31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이범호 KIA 감독에게 “계속 못 쳐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당일 7번 타자 1루수로 출전한 이우성은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게다가 수비에선 실책까지 하며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5-2로 앞선 2회말 윤정빈의 땅볼 타구를 잡지 못해 선두 타자 출루를 허용했다. 1회부터 흔들리던 선발 황동하는 직후 볼넷을 남발하며 밀어내기 실점했다. 바뀐 투수 임기영이 박병호에게 만루포까지 맞으면서 KIA는 2회에만 6실점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이우성의 속도 타들어 갔다.
팀이 15-13으로 이기긴했지만, 이우성은 웃지 못했다. 숙소로 돌아가서도 계속 자책했다. 특히 후배 황동하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한다. 이우성은 다음 날을 준비했다. 사령탑의 믿음을 저버리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심기일전했다. 그는 1일 삼성전이 낮 경기였는 데도 동료들과 정시 출근해 평소처럼 훈련을 소화했다. 변함없이 7번 타자 1루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이우성은 이날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이우성은 5-5 동점이던 9회초 2사 1루에서 삼성 임창민의 가운데로 몰린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펜스를 때리는 큼지막한 적시 2루타를 터트렸다. 평소 세리머니를 크게 하지 않는 이우성도 더그아웃을 향해 오른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포효했다. 마음의 짐을 덜어낸 이우성은 비로소 웃었다. 경기 뒤 만난 이우성은 “어제(31일) 팀은 이겼지만, 제 실책이 대량 실점으로 이어져 (황)동하에게 사과도 못 할 정도로 힘들었다”며 “감독님이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신 만큼 팀에 꼭 도움이 되고 싶었다. 하늘이 아직 저를 버리지 않은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우성은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아도 자신감 만큼은 잃지 않았다. 고개 숙인 그의 어깨를 두드려 준 사령탑 덕분이다. 이우성은 “감독님께 죄송하다고 하니까 ‘안 그래도 소심한 놈이 왜 더 소심하게 그러냐. 자신감을 가지고 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며 “그 말씀 덕분에 다시 한번 자신감을 찾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2013년 프로 유니폼을 입은 이우성은 비교적 늦게 이름을 알린 ‘대기만성형’ 선수다. 올핸 95경기 타율 0.306, 51타점, OPS 0.802를 기록 중이다. 감독의 믿음을 자양분 삼아 더 화려한 꽃을 피워가고 있다.
이우성은 “감독님이 화를 낼 땐 내는데, 보통은 참고 끌고 가시려고 한다. 저 같은 중고참 입장에선 죄송한 마음 때문이더라도 더 잘하고 싶다”며 “보답까진 아니지만, 믿음에 폐를 끼치고 싶진 않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눈 감고 자는 것보단 믿어주신 만큼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고 다짐했다.
대구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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