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골든크로스’ 초읽기… 한국, 68년만에 일본 추월 보인다

박준희 기자 2024. 9. 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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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까지 한·일 간 총수출액 역전이 현실화될 경우 '격세지감' 수준으로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일본에 비해 연간 1000억 달러 이상의 격차로 뒤처져 있던 한국의 수출액이 불과 3∼4년 만에 일본을 따라잡은 셈이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의 수출액은 2011년 8236억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점진적 후퇴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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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수출액 사상 첫 역전 전망
일본 2011년 정점 이후 하향세
한국은 최근 年6000억달러 실적
3년만에 1116억달러 따라잡아
반도체 등 호조에 기대감 커져
“올 역대최대 수출실적 가능성”
활기  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2일 오전 인천 연수구의 인천 신항 터미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문호남 기자

올해 말까지 한·일 간 총수출액 역전이 현실화될 경우 ‘격세지감’ 수준으로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일본에 비해 연간 1000억 달러 이상의 격차로 뒤처져 있던 한국의 수출액이 불과 3∼4년 만에 일본을 따라잡은 셈이기 때문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한국은 △2020년 5125억 달러 △2021년 6444억 달러 △2022년 6836억 달러 △2023년 6322억 달러 등의 수출 호조세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2022년의 총수출액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올해는 다시 수출액 7000억 달러 달성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일본의 수출액은 2011년 8236억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점진적 후퇴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6413억 달러를 기록한 뒤 2021년 7560억 달러로 늘었다가 △2022년 7468억 달러 △2023년 7173억 달러 등으로 다시 줄고 있다.

한국의 우상향세, 일본의 우하향세 속에 한·일 간 수출 격차는 2020년 1288억 달러로 네 자릿수 억 달러에서 점차 줄어왔다. 지난 2021년 양국 수출액 격차는 1116억 달러였으나 2022년에는 633억 달러, 2023년에는 851억 달러로 세 자릿수(억 달러 기준) 격차를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까지는 한국이 불과 약 32억 달러 격차로 일본을 추격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올해 들어 전체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분야에서 강한 수출 호조를 보이고 있어 일본의 수출액을 추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우리나라는 수출 구조에서 반도체 의존도가 높다 보니 전체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구조적 문제가 있으니 항상 경계하면서 다른 부문의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정책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은 주력 수출품에서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 김준기 코트라 무역투자연구센터장은 “한국은 반도체 호조 등에 힘입어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는 반면 일본은 주력 수출품목인 석유, 철강 등의 분야에서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일 수출액 역전에 대해 섣부른 예상은 자제하고 있지만 역대 최대 수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감추지 않고 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주요 수출시장 대다수가 플러스 성장세를 시현하면서 역대 최대 수출실적 달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 물량뿐 아니라 질에 있어서도 무역적자인 일본에 비해 한국의 흑자는 두드러진다. 일본의 무역수지는 ‘슈퍼 엔저’ 영향으로 올해 1월 적자(-1조4000억 엔)로 전환했다. 지난 3월(4000억 엔)과 6월(2240억 엔)에 반짝 흑자를 냈지만 전체적으로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수출 역시 엔화 기준으로는 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엔화 가치 하락으로 달러 환산 시 실적이 감소했다. 반면 한국은 15개월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가면서 올 1∼8월 누적 수지는 306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박준희·구혁·김지현·이근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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