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는 부진… 가계 여윳돈 8분기째 ‘역대최장’ 감소

조해동 기자 2024. 9. 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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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구입이나 부채 상환 등에 쓰이는 가계 흑자액이 최근 8개 분기 내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회복세에도 장기화하는 심각한 내수 부진의 이면에는 고물가·고금리, 실질소득 감소 등으로 쪼그라든 가계 살림살이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 흑자액(전국·1인 이상·실질)은 월평균 100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1만8000원(1.7%)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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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에 100만원선 턱걸이
고금리·고물가에 소비 위축

자산 구입이나 부채 상환 등에 쓰이는 가계 흑자액이 최근 8개 분기 내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회복세에도 장기화하는 심각한 내수 부진의 이면에는 고물가·고금리, 실질소득 감소 등으로 쪼그라든 가계 살림살이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 흑자액(전국·1인 이상·실질)은 월평균 100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1만8000원(1.7%) 감소했다. 흑자액은 소득에서 이자비용·세금 등 비소비지출과 의·식·주 비용 등 소비 지출을 뺀 금액이다. 가구 흑자액은 2022년 3분기부터 8개 분기째 줄고 있다. 2006년 1인 가구를 포함해 가계동향이 공표된 뒤 역대 최장 기간 감소하고 있다.

흑자액 마이너스 행진의 주된 배경에는 고물가로 쪼그라든 실질 소득이 있다. 실질 소득 증가율은 매 분기 소비 지출 증가율에 미치지 못했고 이는 처분가능소득(소득-비소비지출) 감소로 이어졌다. 최근 2년간 처분가능소득은 5개 분기에서 각 1.2∼5.9% 감소했다. 나머지 3개 분기에서는 보합 혹은 0%대 증가세를 보였다.

고금리로 늘어난 이자 비용 역시 흑자액이 줄어든 원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이자 비용은 2022년 3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2022년 2분기 8만6000원에서 올해 1분기 12만1000원까지 치솟았다. 실질 소득 부진, 이자 비용 증가 등은 처분가능소득과 흑자액 감소로 이어졌다.

쪼그라든 가계 여윳돈은 결국 가계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2022년 2분기 이후 9개 분기 연속 감소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1년 전보다 2.1% 줄었다. 장기화하는 내수 부진의 한 축에는 빠듯해진 가계 살림살이가 있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 5월부터 내수가 ‘회복 조짐’을 보인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내수를 구성하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건설투자가 하반기에는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론과 달리 현장에서는 “내수 회복 조짐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원 고위관계자는 “일부 수출 기업을 제외하고 근로자 임금을 늘려줄 여유가 있는 기업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이자 상환 부담도 늘면서 가구 흑자액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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