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빙 美대선… 聖地 ‘알링턴 국립묘지’ 놓고도 거센 공방

민병기 기자 2024. 9. 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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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미국 대선이 박빙 판세가 이어지며 새해 첫날 미국 대통령이 참배하는 등 미국 정치권이 '성지'로 여기는 '알링턴 국립묘지'까지 정치 공방 대상으로 떠올랐다.

해리스 부통령은 1일 X에 올린 글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 테러 3주년 때 국립묘지를 참배하며 내부 규칙을 어기고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해 공개한 것을 두고 "알링턴 국립묘지는 엄숙한 장소이며 정치를 위한 공간이 아니다"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적 쇼를 위해 신성한 장소를 모독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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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사진·동영상 촬영 논란
해리스 “신성한 곳 모독 정치쇼”
트럼프측 “희생자 추모를 왜곡”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11월 미국 대선이 박빙 판세가 이어지며 새해 첫날 미국 대통령이 참배하는 등 미국 정치권이 ‘성지’로 여기는 ‘알링턴 국립묘지’까지 정치 공방 대상으로 떠올랐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알링턴 국립묘지 정치 행위에 대한 공방을 이어가며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1일 X에 올린 글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 테러 3주년 때 국립묘지를 참배하며 내부 규칙을 어기고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해 공개한 것을 두고 “알링턴 국립묘지는 엄숙한 장소이며 정치를 위한 공간이 아니다”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적 쇼를 위해 신성한 장소를 모독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 대선 캠프는 테러로 숨진 미군 병사 가족 일부의 성명을 공유하며 해리스 부통령에 직격탄을 날렸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참배했던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희생을 기리기 위해 그곳에 있었다”면서 “그런데 해리스 부통령은 이 신성한 순간을 정치적 책략으로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곧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여러분이 제게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함께하고 싶고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해줘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테러 희생자 유족 일부와 함께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하는 동영상을 촬영해 활용했다. 내규에서 묘지 내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는 국립묘지 관계자가 이를 제지하려 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 관계자들이 밀치고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양측은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에 관해서도 날을 세웠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미국 이중 국적자를 비롯해 하마스에 억류됐다 사망한 이스라엘 인질 6명의 시신을 수습한 것과 관련해 X에 “하마스는 사악한 테러 조직이며 가자를 통치해선 안 된다”고 썼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일은 카멀라 해리스 동지와 부패한 조 바이든이 형편없는 리더이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면서 “이것은 리더십의 총체적인 부재”라고 비난했다. 한편 ABC뉴스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달 19∼22일 전국 24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50%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6%)보다 4%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이는 민주당 전당대회 이전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고 ABC뉴스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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