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계엄 선포 뒤 국회의원 체포” 근거 못 대면 혹세무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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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일 회담은 '화끈한 합의'는 없었지만, 긍정적 측면이 훨씬 큰 회담이었다.
공동 발표문 8개 항을 보더라도 모두 협의·논의·추진 등으로 얼버무렸지만, 11년 만의 공식 여야 대표회담이라는 상징성이 말해주듯 서로의 생각을 상대에게 직접 말하고 들었다는 의미가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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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일 회담은 ‘화끈한 합의’는 없었지만, 긍정적 측면이 훨씬 큰 회담이었다. 공동 발표문 8개 항을 보더라도 모두 협의·논의·추진 등으로 얼버무렸지만, 11년 만의 공식 여야 대표회담이라는 상징성이 말해주듯 서로의 생각을 상대에게 직접 말하고 들었다는 의미가 작지 않다. 정치 양극화와 두 대표의 정치적 위상을 고려할 때, 정쟁이 일거에 완화되긴 힘들다. 채상병특검, 전국민 25만 원 지원 등 쟁점은 여전하지만, 금융투자소득세, 반도체·AI 산업 지원과 전력망 확충, 지구당 부활 등에 대해 의견을 모은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신속히 추진해 성과를 내고, 앞으로도 수시로 만나 정국 난제들을 협의하기 바란다.
그런데 이 대표의 계엄령 및 독도 관련 발언은 그냥 넘어가기 힘들 정도로 심각하다. 이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최근 계엄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면서 심지어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얘기도 있다”고 했다. 생중계로 국민에게 전달되는 가운데 야당 대표가 이런 중차대한 발언을 한 것도 놀라운데, 아무런 근거 제시도 없다는 것은 더욱 놀랍다. 사실이라면 대통령 퇴진 요구까지 불러올 중대 사태이지만, 반대로 사실이 아니라면 가짜뉴스로 국민을 선동하는 혹세무민이나 다름없다. 헌법 제77조에 규정된 대통령의 계엄 선포 권한은 국회 재적 과반이 찬성할 경우 즉각 해제하도록 돼 있다. 170석의 민주당만으로도 바로 해제시킬 수 있다.
이 대표의 ‘상상력’대로라면 윤석열 대통령이 ‘친위 쿠데타’라도 시도할 것이라는 엄청난 주장인데, 가능하다고 보는가. 합당한 근거도 없이 그런 ‘카더라’ 주장을 유포했다면, 그것이야말로 국기 문란에 해당한다. 일부 지하철 역사의 독도 조형물 철거·수리 작업을 두고 ‘독도가 영토임을 부정하는 행위’라는 식으로 주장했다. 침소봉대도 넘어 괴담 선동이다. 더 늦기 전에 문제 발언을 바로잡고 국민과 윤 대통령에게 사과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국가 지도자 자격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으로 비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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