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안은 ‘무늬만 제3자’ 특검”…특검법 발의는 안하고 비토만 하는 여당

조미덥 기자 2024. 9. 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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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12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4선 의원과의 오찬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은 한지아 수석대변인. 연합뉴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일 더불어민주당이 준비 중인 제3차 추천 채 상병 특검법안과 관련해 “대법원장이 추천을 하되 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의 동의권과 재추천권을 갖는 무늬만 제3자 특검법을 추진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한 수석대변인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새로운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을 설계한다는 기사들을 봤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 수석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민주당이 국회의장에게 비토권을 주는 제3자 추천 특검법을 발의하더라도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미리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수석대변인은 “제3자 특검법이라고 하지만 결국 민주당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며 “민주당이 추천하는 사람이 수사를 해야 한다는 고집을 좀 버리고 기존에 있는(발의한) 그 특검법을 철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민주당의 타임 라인에 우리가 끼워맞춰져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는 우리 속도에 맞게 당내 의견을 수렴하고 신중하게, 이 사안을 정쟁에 활용하지 않고 가야 된다는 게 기본적인 철학”이라고 했다.

전날 한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회담에 배석한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SBS라디오에 출연해 “(어제 회담에서) 민주당이 지금 내놓겠다고 하는 새로운 안이 결국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 추천으로 가자는 것 아니냐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새로운 법안을 낸다면 기존 민주당 법안은 철회하시는 것이냐 했더니 이 대표가 모르겠다 그러더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지난 6월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면서 대표가 되면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채 상병 특검법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발의하겠다고 했지만, 대표가 된 후 1개월 이상 당내 의견 수렴을 하고 있다고 할 뿐 발의를 하지 않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내 친윤석열계 인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특검법을 발의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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