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정상들이 중국서 모이는 이유는…"서방은 착취, 여긴 달라"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2024. 9. 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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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개막 '중·아프리카 포럼 2024' 앞두고 입국 시작, 아프리카 정상 총출동 예상
2018년 아프리카 순방 당시 세네갈에서 의장대 사열을 받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신화=뉴시스

중국과 아프리카 대륙 간 공고한 협력관계의 상징인 '중국 아프리카 포럼(FOCAC) 2024'가 오는 4일 공식 일정을 시작하는 가운데 아프리카 주요 국가의 정상들이 속속 중국에 도착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 행사가 세계 경제 회복에 새로운 원동력을 불어넣을 거라고 홍보 중이다. 변화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중국과 아프리카가 새로운 도전에 협력해 맞싸우겠다는 각오다.

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잠비아, 남수단,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에리트리아, 나이지리아, 코모로, 말리 등 아프리카 주요 국가 정상들이 베이징에 도착했다. 이들을 시작으로 거의 대부분 아프리카 주요국 정상들이 오는 4일까지 베이징에 도착, 6일까지 진행되는 포럼 일정에 합류할 전망이다.

FOCAC는 중국과 아프리카 협력관계의 상징이다.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가 본격화한 지난 2000년 시작됐다.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8년 베이징에서 열린 포럼엔 아프리카 54개국 중 53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어떤 아프리카 관련 협력 포럼보다도 높은 국가정상 참석률이다. 이번 2024년 포럼에도 역시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 정상과 관련 국제기구 정상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2009년부터 아프리카의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했다. 세계 최대 원유수입국인 중국은 현재 총 수입량의 22%를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에서 수입하고 있다. 교역규모는 물론 중국의 대아프리카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서방이 금수조치한 아프리카 자원보유국에 유무상 원조를 지원하고 에너지 개발권을 확보하는 식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2013년부터 시작된 일대일로는 중국과 아프리카의 관계에도 전환점이 됐다. 에티오피아 철도 투자나 케냐 및 탄자니아 철도와 항만 투자, 남수단 석유 및 구리광산 개발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2018년 포럼에서도 아프리카에 대한 600억달러(약 80조원) 규모 차관과 중국향 아프리카 최빈국 상품 대부분에 대한 무관세 혜택을 약속했다.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는 해당국의 채무 급증 등 다양한 부작용을 지적받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아프리카 국가들의 사회간접자본 개발이 가속화하는 점에 대해서는 부정하기 어렵다.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이 아프리카와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점도 국제사회에 큰 변수다.

코로나19 이후 최대 오프라인 행사로 열리는 이번 포럼을 앞두고 중국도 이런 함의를 숨기지 않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행사는 중국과 아프리카가 고품질 협력을 진행하는 데 중요한 계기"라면서 "이는 심오한 변화와 격동을 겪고 있는 세계에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과 아프리카 간 협력이 국제사회 질서에 영향을 주는 주요 플레이어로 부각될 거라는 의미다.

천샤오둥 중국 외교부 차관은 지난달 23일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아프리카 지도자들과 주요 협력전략을 논의하고 함께 협력계획을 세울 것이며 국가 거버넌스에 대한 교류도 강화할 것"이라며 "이는 포럼의 다음 단계 발전을 위한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아프리카 장악은 미국 등 서방에도 현실적 위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을 국빈 초청해 '비(非)나토 동맹국'(MNMA)으로 지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케냐는 나랏빚 중 중국이 채권자인 빚이 64%나 달할 만큼 중국과 밀접하다. 한국도 지난 6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아프리카와 관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의 선점효과는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무네치 마다쿠팜바 짐바브웨 남아프리카연구센터 이사는 "아프리카와 서방의 협력은 착취를 기반으로 하는 불균형적 개발이었던 데 비해 중국과 협력은 윈윈 파트너십"이라며 "중국과 아프리카의 협력은 더욱 전면적이고 더욱 심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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