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전 여친은 꿈에도 모를 걸"…비웃는 딥페이크 가해자들
정부가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지만, 가해자들은 "잡힐 리 없다"는 자신감을 보이며 자신들의 범죄 행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커뮤니티에 게시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범죄가 수면위로 드러나면서 '딥페이크 대책본부'라는 이름이 붙은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등장했다. 해당 온라인 카페 이용자들은 자신의 텔레그램 딥페이크 가해 경험을 공유하며 경찰 조사 대처법이나 처벌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
게시물 중에는 "전 여자친구 사진으로 딥페이크를 만들었는데 말 안 했으니 모를 거다. 나름 내 계정은 유명했다" 등 범죄 혐의를 인정하는 내용이 있는가 하면, "겹지방(겹지인방)을 운영했다. 고등학생인데 문제가 되느냐" 등의 고민 토로 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면서 딥페이크 성범죄를 지적하는 정부와 언론을 "호들갑"이라고 비웃으며 처벌로 이어지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한 작성자는 "(텔레그램) 방에 들어간 사람들 신원 따기도 쉬운 게 아닌데 얘가 들어가서 뭘 했는지까지 다 정리해서 수사 못 한다"고 하는가 하면, "(딥페이크) 단순 제작은 처벌 근거가 없다. 애초에 입법이 된 적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한 행동은 불법이 아니다. 괜히 주눅 들지 말라"며 가해자들끼리 독려하며 위로하는 글도 있었다.
그들끼리 "문제가 안 된다"며 '으쌰으쌰'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한 이용자는 '박사방 사건' 당시 주범 조주빈을 제외한 채팅방 참여자 대부분은 처벌받지 않았다면서 "방에 있기만 한 애들은 안심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딥페이크를 한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같은 학교 학생을 딥페이크 한 것이면 학폭(학교폭력)으로 빠져서 생기부(생활기록부)에 안 남게 주의하라"며 "(텔레그램) 탈퇴부터 해야 한다"는 행동 지침을 전했다.
해당 커뮤니티는 2011년 다른 이름과 목적으로 개설됐지만, 지난달 딥페이크 성범죄가 공론화된 후 현재의 카페명으로 변경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전에는 음주운전과 관련한 내용이 공유됐다.
사이버보안업체 '시큐리티히어로' 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딥페이크 영상 수는 9만5820건으로 2019년 대비 550% 폭증했다. 또한 전체 딥페이크 동영상 중 음란물 비중은 98%, 해당 영상 피해자의 99%는 여성이었다. 특히 한국인은 딥페이크 음란물의 주된 표적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딥페이크 음란물 피해자의 국적은 한국이 53%로 압도적이었다.
최근엔 텔레그램을 통해 딥페이크 성범죄물이 확산했고, 피해 학교로 언급된 곳만 500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딥페이크 성범죄를 취재, 보도하는 기자를 겨냥한 대화방까지 개설됐고, 기자의 프로필 사진을 공유하고 "기자들도 당해봐야 헛소리 작작 쓴다", "기사 내기만 해봐" 등 조롱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여러 차례 디지털 성범죄 관련 법 개정에도 여전히 낮은 처벌 수위로 인해 이런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성 착취물을 제작하거나 유포한 이들에 대한 처벌 강화 외에도 범죄 창구로 이용되는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이뤄져야 보다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프랑스 정부는 지난주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창업자를 체포해 기소했다. 플랫폼 사용자의 불법 행위를 막지 않고 프랑스 사법부의 협조 요청을 무시한 혐의다. 텔레그램은 한국 정부의 성범죄 관련 수사 협조 요청에도 한 번도 응한 적이 없다.
하지만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물에 대응하기 위해 프랑스 수사당국에 긴급 공조 요청 서한을 보냈고, 텔레그램 문제와 관련해 상시 협력관계 구축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딥페이크 음란물의 유통 경로가 되는 텔레그램의 운영사와 정부 간 '핫라인'도 구축될 전망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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