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임해라” 네타냐후 압박…인질 6명 이스라엘군 도착 전 피살
가디언 “네타냐후 연정 내부적 변화 끌어내야”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던 인질 6명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휴전과 인질 석방에 미온적인 이스라엘 정권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이스라엘 최대규모 노조도 총파업을 선언하는 등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수만명의 이스라엘 시위대가 수도 텔아비브 거리를 가득 메웠다. 이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과 수천명의 팔레스타인 죄수들을 석방하는 대가로 인질들을 석방할 수 있도록 협상할 것을 요구했다.
이스라엘 최대 노동조합 히스타드루트는 인질 석방 합의를 촉구하는 의미로 2일 하루 총파업을 선언했다. 히스타드루트가 이 같은 총파업을 감행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전날 가자지구 땅굴에서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에 끌려간 인질 6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신원 확인 결과 허쉬 골드버그-폴린(23)과 카멜 가트(40), 에덴 예루살미(24), 알렉산더 로바노프(33), 알모그 사루시(27), 오리 다니노(25) 등으로 확인됐다. 이들 가운데 골드버그-폴린은 미국과 이스라엘 이중국적자다.
부검 결과 이들은 이스라엘군에 의해 발견되기 약 48시간 전에 살해된 것으로 추정됐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인질들은 우리가 도착하기 직전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에게 잔인하게 살해됐다”고 말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끌려간 인질 251명 가운데 아직 97명이 억류돼 있다고 추정했다.
인질의 유족들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책임을 지라며 협상 타결이 지연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하라며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 인질·실종자가족포럼유족들은 성명을 내고 “협정 체결 지연으로 인해 인질들 가운데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며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들을 포기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와의 협상이 막히는 주요 쟁점으로는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가 이집트로부터 무기를 밀반입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명목으로 이집트의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에 병력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 지목된다.
지난달 29일 네타냐후 총리는 전시내각 회의에서 필라델피 회랑의 병력 주둔 방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다만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홀로 반대표를 던지며 “하마스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고 인질도 풀려나지 못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하마스 측은 31일 사망한 채 발견된 인질을 포함한 많은 인질 사망자들에 대해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공습과 네타냐후 총리의 비타협성을 비난했다. 하마스는 1일 성명을 통해 “납치된 이스라엘 군인들을 포함한 어떤 포괄적인 인질 석방도 완전한 휴전에 달려 있다는 핵심 요구에 변함이 없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인질의 생명을 걱정한다면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그들이 공격을 감행하는 것을 끝내도록 압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에 발생한 시위가 네타냐후 총리의 입장 변화를 유도할 정도로 영향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FT는 “텔아비브에서의 시위는 아직 대규모 국민운동으로 확산된 정도는 아니다”며 “이스라엘에서 최장 기간 재임 중인 네타냐후 총리는 이전에도 더 크고 지속적인 시위를 견뎌냈다”고 분석했다.
영국 가디언은 “아직은 이르지만 인질들의 죽음에 대한 분노는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을 요구하는 이스라엘 내 시위 운동을 다시 활성화시키는 불씨가 될 수도 있고, 네타냐후 총리의 우파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한 새로운 선거를 요구하는 불씨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이 목표라면, 정부 내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의회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의 연정 내에서 그에게 등을 돌리는 이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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