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극우, 옛 동독 지역서 선거 1위 예측…"불평등에 대한 분노"
동서독 경제적 격차, 정치 차이로 이어져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베를린 장벽이 붕괴하며 냉전 종막을 알린 지 30년이 넘었다. 그러나 통일의 감동은 이제 현실적 갈등으로 돌아왔다. 옛 동독 지역에서 최근 몇 년 동안 극우 정당이 세력을 떨치며 동서 간 정치적 괴리감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현지시간) ARD와 ZDF 공영방송의 출구조사와 부분 집계를 바탕으로 한 예측에 따르면,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튀링겐 주의회 선거에서 32~33%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24%를 득표한 중도 우파 기독교 민주연합(CDU)을 크게 앞지르는 수치다.
작센주 주의회 선거에서는 CDU가 득표율 1위(31.7%), AfD가 득표율 30.6~31.4%를 얻으며 2위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에서 극우 정당이 주 단위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처음이다. AfD는 튀링겐주와 작센주가 있는 옛 동독 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세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통일 이후에도 서독과 경제적 격차를 해소하지 못하며 좌절, 분노를 바탕으로 다른 유럽 지역보다 우경화가 더욱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지역 정치인인 폴커 샤르프는 폴리티코에 "통일 후 산업이 떠났고, 그다음 국가가 떠났다"며 "남은 것은 빈 공간이었고, AfD가 바로 그 빈 곳을 파고들었다"고 설명했다.
영국 가디언은 "AfD의 부상은 소득, 고용 및 생활 수준의 지속적인 불평등에 대한 항의 투표로 간주한다"며 "동부 주의 이민 수준은 독일 전체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며, 동독 주민의 약 19%가 소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는 서독의 두 배"라고 전했다.
BBC 역시 "동독 사람들의 '멸시받는다'는 느낌은 서독의 강력한 산업 기반, 높은 임금, 역사적인 연금 불평등에 대한 분노와 결합했다"고 짚었다.
실제로 지난해 동독의 실업률은 7.2%로 서독(5.3%)보다 1.9%포인트(p) 높았다. 또 2022년 기준 서독 노동자들은 시간당 평균 31.40(약 4만6400원)유로를 벌어들였지만 동독(베를린 제외) 노동자들은 시간당 26.60유로(약 3만9000원)를 버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서독에 기반을 둔 정당들이 동독에 뿌리내리지 못했다는 점도 동독에서 AfD의 세력 확장을 거들었다.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의 슈테인 마우 사회학 교수는 이코노미스트에 "서독의 정당들이 1990년 이후 동독에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며 "동독 사람들은 서독 유권자들보다 정치인에 대한 즉각적인 기대를 더 많이 가지고 있으며, 그들에게 더 쉽게 실망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제적 배경으로 줄어드는 인구와 이에 따른 고령화 등은 보수, 우경화에 불을 붙였다. 동독 노동자들이 더 나은 일자리와 급여를 찾아 동독을 떠나고, 대기업들도 본사를 서독에 두면서 동독과 서독 간 경제적 격차가 벌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국가 전체가 고령화되고 있지만 동독의 많은 지역에서는 상황이 본질적으로 회복될 수 없을 정도"라며 "특히 젊은이, 여성들이 이주하고 있다. AfD는 인구가 줄어들고 노령화된 지역에서 더 나은 성과를 보인다"고 전했다.
이민자에 대한 인식 차이도 극명하다. 독일 매체 도이치벨레(DW) 따르면 동독 주민들은 서독보다 무슬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가능성이 더 높았고(36% 대 22%), 유대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일 가능성은 약 두 배나 컸다(12% 대 5%).
DW는 "동서독 간의 분열감은 정치와 관련해서도 여전히 남아 있다"며 "예를 들어 유럽연합(EU)에 대해 호의적인 견해를 가진 성인의 비율은 동독보다 서독에서 더 높다. 동독 성인의 24%가 AfD에 호의적인 견해를 표명한 반면, 서독에서는 12%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2012년 창당한 AfD는 2013년 치러진 연방 의회선거에서 4.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연방의회 입성 조건인 5% 득표율에는 다다르지 못했다. 2014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7.1%의 득표율을 기록해, 독일에 배정된 96석 중 7석을 확보하며 입지를 다졌다.
2017년 연방선거에서는 12.6%의 득표율로, 의회에서 94석이나 확보하며 약진했다. 2021년 연방선거에서는 득표율 10.3%로 주저앉았으나, 지난달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16%를 기록하며 다시 극우 돌풍의 주역으로 등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와 난민 문제 등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AfD는 오는 22일 브란덴부르크에서 열리는 주 선거에서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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