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경제·생활 대전환" …이재준 시장이 그리는 수원형 대전환
“공간의 대전환, 경제의 대전환, 시민생활의 대전환으로 ‘수원 대전환’을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7월, 민선 8기 2주년 브리핑에서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밝힌 시정 목표다.
지금까지 수원에는 두 차례의 대전환이 있었다. 1796년, 정조대왕은 수원화성을 축성하면서 수원을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 신도시로 만들었다. 1949년에는 수원읍이 수원시로 승격됐다. 당시 인구 5만여 명의 작은 농촌도시였던 수원은 지난 75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 현재는 인구 125만 명에 이르는 ‘광역시급 기초지자체’로 자리매김했다.
수원화성 축성과 시 승격은 수원이라는 도시의 모든 것이 획기적으로 전환되는 계기였다. 올해, 수원은 또 한 번의 대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건설사업이 완료되면 환승역(화서역, 수원월드컵경기장역)을 포함해 전철역 5개가 더 생긴다. 인덕원(안양)을 출발해 수원을 거쳐 동탄(화성)까지 이어지는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건설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인덕원에서 의왕·수원·용인(흥덕)·화성(동탄)으로 이어지는 38.9㎞ 구간이 건설된다. 이 중 수원 구간에는 신분당선, 수인분당선 환승역을 포함해 6개 역이 들어선다.
수원역에서 출발해 인덕원역, 삼성역·청량리역(서울), 의정부역을 거쳐 덕정역(양주)까지 이어지는 총 86.46㎞ 길이의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노선이 건설 중이다. GTX-C노선에 서정리역과 지제역을 연결하는 철로를 건설해 수원역을 KTX 출발 거점으로 만드는 수원발 KTX 직결사업도 추진 중이다. 현재 부산행 KTX가 하루(평일) 4회 출발하지만, 수원발 KTX 직결사업이 완료되면 하루 운행 횟수가 12회로 늘어난다. 호남선(광주·목포행) KTX도 신설된다.
지난 5월 이 시장은 이상일 용인시장, 정명근 화성시장, 신상진 성남시장과 함께 경기남부광역철도 기본구상이 담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건의문’을 채택했다. 경기도는 4개 시의 요청에 따라 국토교통부에 경기남부광역철도 건설을 제안했다. 수원시는 3개 도시와 함께 서울 지하철 2·9호선 종합운동장역에서 출발해 3호선 수서역, 성남, 용인, 수원을 거쳐 화성시까지 이어지는 노선안을 구상했다. 이 시장은 “모든 광역철도망 구축 사업이 완료되면 수원시 전철역은 30개 가까이 된다”며 “수원 곳곳을 연결하는 격자형 철도망이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광역철도망 구축은 도심 재창조 2.0 프로젝트와 연결된다. 수원형 도심 재창조 2.0 프로젝트는 3대 전략 ‘더 빠르게, 더 크게, 더 쉽게’를 바탕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주요 사업 중 하나가 역세권 고밀복합개발이다. 역세권 내 노후 주거지 용적률을 대폭 높여 고밀복합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가 공급할 새로운 첨단과학 연구단지 용지의 면적은 150만㎡로 삼성전자 수원캠퍼스의 넓이와 비슷한 규모다. 이 시장은 “첨단과학 혁신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고용유발효과 2만2000여 명, 2조4000억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궁극적인 목표는 서수원권 일원을 경제자유구역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수원 R&D 사이언스파크, 탑동 이노베이션밸리를 포함한 서수원권 일원에 300만㎡ 규모의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조성해 첨단과학기업과 연구소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2023년 12월 기준으로 수원시 전체 가구의 40%에 이르는 1인 가구를 지원하는 사업에도 힘 쏟고 있다. 시는 1인 가구 증가 추세에 발맞춰 40여 개의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시장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1인 가구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5월 ‘지역상권 보호도시, 수원’을 선포했다. 이 시장은 “소상공인이 지역 일자리의 30.7%를 책임지고 있다”며 “2026년까지 800억여원을 투입해 지역 상권을 보호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60여 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명소로 자리잡은 행리단길이 있는 행궁동 상권은 지역상생구역 지정을 추진해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의 최우선 과제는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과밀억제권역 규제다. 이 시장은 “현재 수원은 과밀억제권역으로 분류돼 있어 수원에 공장이나 법인을 설립하거나 이전하면 부동산 취득세, 법인 등록면허세를 3배나 내야 한다”며 “과도한 세금 부담으로 인해 과밀억제권역에 있던 기업은 어느 정도 성장하면 규제가 없는 지역으로 떠나고, 새로운 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7월 10일, 과밀억제권역에 속한 12개 지자체장과 국회의원이 과밀억제권역 규제 완화 방안을 논의하는 국회토론회를 열고, ‘과밀억제권역 규제완화 TF 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 대표위원장으로 이 시장을 포함해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이 선출됐다. 이 시장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인 ‘취득세 중과세 폐지’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며 계획을 밝혔다.
지난 7월 16일에는 ‘수원시 민생규제혁신추진단’이 출범했다. 추진단은 공간(도시·건축/녹지환경), 경제(경제·세무/일반행정), 생활(사회복지/안전·교통) 등 3개 분야 워킹그룹을 구성했다. 각 그룹은 분야별로 주요 규제개선 과제를 조사·분석한 후 민생경제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 민생규제혁신 과제 등을 발굴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시는 자체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규제, 경기도와 협력해 해결할 수 있는 규제, 중앙 법령 등 정부(중앙부처)에 건의할 규제 등 규제개선 주체별로 분류해 규제를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이 시장은 “시민들이 ‘수원이 정말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도록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세계로 나아가는 글로벌 도시로 만들겠다”며 “수원 대전환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선 8기 수원시장으로 취임하면서 수원을 새롭게, 시민을 빛나게 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2년간 큰 틀에서 경제특례시를 만들기 위한 기반을 닦았다. 침체한 수원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기업을 유치하고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데 힘을 쏟았다. 또 시민들과 열심히 소통하고 행정을 혁신하며 시정 철학인 ‘시민의 손으로 만드는 도시’의 기틀을 만들었다.
숙원사업을 잇달아 해결하는 성과도 있었다 지난 2023년 12월에 수원화성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규제가 완화됐다. 제2부시장으로 일하던 10여 년 전부터 규제 완화를 위해 노력했던 지역이다. 이제 200~500m 구역은 높이 제한이 없어져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서수원지역의 숙원이었던 구운역(가칭) 신설도 올해 결실을 거뒀다. 지난 7월 구운역(가칭) 신설 사업 시행자인 국가철도공단과 위·수탁 협약을 체결했다.
취임 당시 수원을 경제특례시로 만드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했다. 지난 2년은 경제특례시의 기틀을 만드는 시간이었다. 민선 8기 후반기는 열매를 맺는 시기가 될 것이다. 수원은 지난 20여 년동안 재정자립도가 반토막이었을 정도로 경제가 침체됐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법을 고민했고, 기업·투자 유치가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취임 첫날 에스디바이오센서㈜와 투자협약을 시작으로 지난 8월 7일 ㈜래피젠까지 7개 기업과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다른 기업과도 투자유치 협의를 진행 중이다.
수원시는 ‘첨단과학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클러스터가 완성되면 많은 첨단과학 기업을 수원에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기업·첨단기업 등을 유치하면 세수가 증가하고 질 높은 일자리가 늘어난다. 자연스럽게 소비도 증가해 지역경제에 활력이 생긴다. 기업 유치는 가장 효과적이고 직접적인 지역성장 동력이다. 첨단과학 혁신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고용유발효과 2만2000여 명, 2조4000억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전국 최초로 ‘지역상권 보호도시’를 선포했는데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이른바 ‘3고’로 인한 경기침체 영향으로 소상공인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지역 일자리의 30.7%를 책임지고 있는 소상공인은 지역 경제의 근간이자 일자리 창출 주역이다.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이 안정적으로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지난 5월 1일 ‘지역상권 보호도시, 수원’을 선포했다.
주요 사업은 골목형 상점가인 ‘새빛상점가’ 집중 육성, 수원페이 발행액 확대, 유통시설 총량제 도입, 수원시 상권활성화 센터 신설 등이다. 지역상권 구성원 모두가 잘살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이행하겠다. 시민과 함께 지역상권이 성장하고 상생하며 소통하는 그날까지 지역상권 보호도시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꿋꿋이 실천하겠다.
- 새빛민원실, 새빛펀드, 새빛하우스 등 ‘새빛 시리즈’가 수원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다
▶새빛 시리즈’는 민선 8기 비전인 ‘수원을 새롭게 시민을 빛나게’에서 한 글자씩 따서 만든 민선 8기 수원의 정책 브랜드다. △중소·벤처·창업기업의 성장을 돕는 ‘수원기업 새빛 펀드’ △중소기업에 총 3000억원 규모(기업당 최대 5억원)를 저금리로 지원하는 ‘새빛융자’ △수원형 저층 주거지 집수리 지원사업 ‘새빛하우스’ △수원형 통합돌봄사업인 ‘수원새빛돌봄’ △베테랑 팀장들이 복합민원을 해결하는 ‘새빛민원실’ △모바일 시정참여 플랫폼 ‘새빛톡톡’ 등이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새빛’ 브랜드 정책·사업이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새빛 시리즈 중 시민들에게 가장 반응이 좋았던 정책은
▶시민 삶과 밀접한 새빛민원실과 새빛하우스가 특히 반응이 좋았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새빛민원실에는 경력 20년 이상 베테랑 팀장들이 배치됐다. 이들이 복합민원을 매끄럽게 해결하자 민원인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핑퐁 민원’이 사라졌다. 지금까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40여 개 지자체·기관 관계자가 새빛민원실을 벤치마킹했다. 지난해 새빛민원실을 방문한 민원인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했는데, 만족도 점수가 95점에 달했다.
지난해 10월 시작한 새빛하우스도 시민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집수리지원구역 내 노후 저층주택의 집수리 비용을 최대 1200만원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 3~4월 사업에 참여할 가구 모집에 2268가구가 신청해 3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1004호 지원을 확정했다. 2026년까지 3000호 지원을 목표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민선 8기 2주년 브리핑에서 수원의 대전환을 선포했다. 대전환의 로드맵이 될 ‘도심 재창조 2.0’에 대해 설명해달라
▶수원형 도심 재창조 2.0 프로젝트는 3대 전략 ‘더 빠르게, 더 크게, 더 쉽게’를 바탕으로 추진하고 있다. ‘더 빠르게’ 전략에는 △노후택지개발지구 대규모 정비 △노후 원도심 정비사업이 포함된다. 최소 5년에서 10년까지 걸리던 신규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2년으로 단축한다.
‘더 크게’ 전략에는 △역세권 고밀복합개발 △새빛타운 △새빛안심전세주택 등 정책이 해당된다. 역세권 고밀복합개발은 역세권 특성에 따라 복합개발사업 모델을 만들고, 트리플·더블역세권 가능 지역은 중심지 역할을 하도록 우선 개발하는 것이다.
‘새빛타운’은 개별 소규모정비사업의 통합개발을 유도해 사업 면적을 더 크게 확대하고 용도지역 상향·공공지원 등으로 사업성을 대폭 높이는 것이다. ‘새빛안심전세주택’은 좋은 입지에 시세의 70% 정도 보증금으로 최소 20년 이상 살 수 있는 신축 아파트다. 정비사업으로 인한 이주민, 청년, 신혼부부 등 주거 안정이 필요한 시민에게 우선 제공할 계획이다.
‘더 쉽게’ 전략은 모든 도심정비정책의 중심에 시민을 두겠다는 의미다. △새로운 정비사업 정책·법령 등을 알려주는 ‘찾아가는 새빛교육’ △제정·법률·정비사업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상담해주는 ‘찾아가는 정비상담소’ △도시정비 사업 절차와 과정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새빛시민 도시정비학교’ 등을 운영해 시민들에게 정비사업 절차 등을 쉽게 설명한다. 수원형 도심 재창조 2.0 프로젝트로 수원 전역이 활력 넘치고, 경쟁력 있는 미래 도시로 재탄생하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
- 민선 8기 남은 2년 동안 수원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싶은가
▶지난해 수원시정연구원이 18세 이상 시민 2000명을 대상으로 삶의 실태와 시정에 대한 인식 등을 조사하는 ‘2023 수원서베이’를 실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시민의 70%가 행복감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수원에 사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응답자가 78.5%였다. 시정 만족도는 77.1%였으며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 2년 동안 최선을 다했지만, 돌이켜보면 부족한 점과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민선 8기 후반기에는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경제정책을 펼치겠다. 모든 시민이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행사, 생활 스포츠도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공연, 축제, 스포츠 행사를 마련해 수원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겠다.
지난 6월 한국지역경영원이 발표한 지속가능한 도시 평가에서 수원이 전국 도시 중 ‘살기 좋은 도시 2위’로 선정됐다. 수원이 시민이 빛나는 도시, 시민이 자랑스러워하는 도시,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되도록 제가 가진 모든 역량과 열정을 쏟아붓겠다. 과거를 밑거름 삼아 새로운 도시 대전환을 이뤄내겠다. 혁명가이자 세상과 사람을 사랑한 휴머니스트 체 게바라는 “두려움에 대한 유일한 해법은 과감한 실행”이라고 말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시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라고 판단되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좌고우면하지 않고 실행하겠다.
PROFILE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1965년 3월 15일 충남 연기군 출생
●성균관대학교 조경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 석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공학 박사
●수원시 제2부시장
●수원도시재단 이사장
●성균관대학교·아주대학교 초빙교수
●노무현정부 행정복합중심도시추진위원회 자문위원
●문재인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전문위원
●더불어민주당 수원시(갑) 지역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대담 서동욱 편집장 정리 최현승 기자 thelead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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