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재명 계엄령 주장에 "'귓속 도청장치' 같은 얘기"

홍민성 2024. 9. 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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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정부의 '계엄령 준비설'을 공식 석상에서 언급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을 향해 "일종의 '내 귓속에 도청 장치가 있다'는 얘기와 다를 바 없지 않냐"고 2일 밝혔다.

한 대표는 "이 정도라면 민주당이 우리가 모두 수긍할만한 근거를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계엄령 선포설이) 맞는다면 심각한 일 아닌가. 근거는 차차 제시하겠다는 건 너무 무책임한 얘기"라며 "그건 일종의 '내 귓속에 도청 장치가 있다.' 이런 얘기와 다를 바 없지 않나. 근거를 제시해달라. 만약 진짜라면 우리도 막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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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최근 계엄 이야기 자꾸 나와"
한동훈 "사실 아니라면 국기문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정부의 '계엄령 준비설'을 공식 석상에서 언급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을 향해 "일종의 '내 귓속에 도청 장치가 있다'는 얘기와 다를 바 없지 않냐"고 2일 밝혔다. 야권이 제기한 의혹이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일축한 것이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에) 근거를 공식적으로 요구해야 할 부분이 있다.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 이게 우리나라 얘기가 맞느냐"며 "갑자기 튀어나온 얘기가 아니라, 김민석 최고위원이 여러 차례 말하면서 '근거는 차차 제시하겠다'고 했고, 심지어 11년 만의 여야 대표 회담 모두발언에서 이 얘기가 나왔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 정도라면 민주당이 우리가 모두 수긍할만한 근거를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계엄령 선포설이) 맞는다면 심각한 일 아닌가. 근거는 차차 제시하겠다는 건 너무 무책임한 얘기"라며 "그건 일종의 '내 귓속에 도청 장치가 있다.' 이런 얘기와 다를 바 없지 않나. 근거를 제시해달라. 만약 진짜라면 우리도 막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사실이 아니라면 국기문란 아니겠냐"며 "이런 차원에서 제가 어제 현재 판례로써 활용되고 있는 면책특권의 남용 제한 문제를 법률로써 하자고 말씀드린 것이다. 지금 이 상황만 봐도 이런 정치 개혁의 필요성을 국민께서 충분히 느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대표 회담에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 사진=뉴스1


앞서 이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여야 대표 회담을 앞두고 진행한 모두발언에서 "최근 계엄 이야기가 자꾸 나온다. 종전에 만들어졌던 계엄안(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 작성된 계엄령 문건)을 보면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 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이건 완벽한 독재국가 아닌가"라고 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지난달 21일 같은 당 김민석 최고위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언급에 대한 반박 차원에서 "최근 정권 흐름의 핵심은 국지전과 북풍(北風)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것이 저의 근거 있는 확신"이라고 발언한 것의 연장으로 풀이된다. 김 최고위원은 당시 "탄핵 국면에 대비한 계엄령 빌드업 불장난을 포기하길 바란다"고도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비상식적인 거짓 정치 공세"라며 "계엄령 선포설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정치 공세다. 있지도 않고, 정부가 하지도 않을 계엄령을 주장하는 것은 정치 공세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엄령을 설사 하더라도 국회에서 바로 해제가 되는데 (계엄령 주장은) 말이 안 되는 논리"라며 "지금 국회 구조를 보면 계엄령을 선포하더라도 바로 해제될 게 뻔하고 엄청난 역풍일 텐데, 상식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1988년 8월 4일 MBC뉴스데스크에 한 남성이 난입해 "귓속에 도청 장치가 있다"고 외치는 모습. / 사진=MBC 캡처


한편, 한 대표가 이날 언급한 '귓속에 도청 장치' 사건은 1988년 8월 4일 오후 9시 MBC 뉴스데스크 방송 도중 20대 남성이 난입해 자신의 귀에 도청 장치가 있다고 주장한 것을 말한다. 이 남성은 고막 파열 이후 이명 증상을 겪다가 피해망상 중 하나인 '감시공포증'을 겪어 이같이 소동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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