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드림 ‘스마트조끼’로 불안함을 잡는다

양재필 매경비즈 온라인기자(sohnsb@naver.com) 2024. 9. 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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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판교 창업존 입주기업 인터뷰 ①] 김지훈 돌봄드림 대표
KAIST 출신 창업가…공기주입식 생체 정보 인식 조끼 개발
글로벌 정신건강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 진화 중
판교 창업존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신산업분야 유망 창업자들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2017년 설립한 국내 최대 창업지원 클러스터다. 창업진흥원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공동 운영하며 매년 100여 기술창업 기업을 키워내고 있다. 미래 유니콘을 꿈꾸는 입주기업 대표를 만나본다.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8명 중 1명이 불안장애, 우울증 등 정신 질환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한다. 현재 다양한 이유로 정서적 어려움을 표현하지 못하는 국내 발달 장애인과 치매 노인 인구는 약 115만명으로 추산된다. 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로 노인 정신건강 문제는 국가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빠르게 증가하는 환자수와는 다르게 돌봄 인력은 턱없이 부족해 다양한 사건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돌봄드림은 이러한 사회적 관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스타트업으로 출사표를 내밀었다.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독보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멘탈 헬스케어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는 돌봄드림 김지훈 대표를 만나봤다.

김지훈 돌봄드림 대표 (사진 = 업체 제공)
Q. 어떤 사업을 하는 기업인가
데이터 기반으로 올바른 건강관리 가이드를 제시하는 멘탈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생체 정보 모니터링이 가능한 스마트웨어를 통해 멘탈에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라이프로그를 수집해 데이터 기반의 올바른 건강 관리 가이드를 제시하고자 한다.

사명은 ‘돌봄이라는 중요한 키워드를 적절한 기술 기반 솔루션으로 주겠다’는 의지와 동시에 ‘모든 사람에게 돌봄을 주고 싶다는 꿈(Dream)’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기술경영학과 생명화학공학과를 복수 전공했다. 2019년 하반기 KAIST 창업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뒤 창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2020년 3월 법인 설립 후 KAIST 청년창업투자지주의 투자를 받아 정식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아이템을 정하게 된 것은 복지관에서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하다가 중량 조끼를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됐다. 무거운 조끼는 성장기 아동의 골격에 무리를 주고 평소에 입고 있을 수 없어, 공기 주입을 통해 안정감을 주는 조끼를 개발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에 안아주는 느낌을 주는 공기주입식 조끼를 개발하였고, 이를 활용해 생체 정보를 측정하는 스마트 조끼를 개발하였다.

Q. 주요 사업 아이템은 무엇이며 작동원리를 알고 싶다
대표 제품은 허기(HUGgy)와 클로멘탈(Clomental) 2가지가 있다.

허기는 발달장애인을 위해 안정감을 주는 조끼다. 불안할 때 안아주는 느낌을 주는 조끼인데, 원리는 DTP(Deep Touch Pressure; 심부 압박)이라고 해서 신체에 적절한 압력을 가하면 부교감 신경을 자극해 안정감을 주는 효과가 있는데 이를 활용해 공기를 통해 DTP를 가하는 조끼를 개발하였다. 조끼에 공기를 주입하면 내부에 있는 우레탄 소재의 튜브가 부풀어 올라 몸을 감싸게 된다. 골격에 무리를 주지 않고 평상시에도 옷처럼 입을 수 있다.

전시회에 참가한 돌봄드림 (사진 = 업체 제공)
여러 병원과 연구·개발 및 임상시험을 진행해 허기를 통해 수업 참여도가 28% 증가하고 스트레스가 57% 감소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현재 약 5000명의 발달장애인이 허기를 사용 중이며, 허기는 장애인 보조기기, 장애인 보조공학기기에 선정됐으며 여러 특수 학교·학급에서 사용되고 있다.

조끼 형태의 스마트 의류인 클로멘탈은 비접촉 센서를 기반으로 수집한 생체신호와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한 데이터를 통해 한 명의 관리자가 다수 시니어의 건강을 간편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개발된 제품이다.

조끼만 입어도 심박수, 호흡, 심장리듬, 심박볼륨, 걸음 수 등의 생체데이터 측정과 위치 파악이 가능하다. 조끼와 연동되는 앱(어플리케이션)에서는 착용자의 생체데이터와 위치를 실시간으로 공유하여 관리자가 대시보드를 통해 다수의 시니어들의 상태를 한눈에 파악해 수월하게 조치할 수 있다. 위급상황 발생 시 보호자 알림과 함께 위치 기반으로 근처 119에 신고하여 보호자가 곁에 없더라도 안심할 수 있다.

Q. 타사 대비 경쟁력은 무엇인가
기존에도 라이프로그를 수집하는 관제 시스템은 많았다. 다만 대부분의 돌봄 대상들은 스마트워치를 착용하는 것을 싫어하고, AI 스피커는 실효성이 떨어지며, CCTV 관제는 사생활 침해 이슈로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클로멘탈은 실외에서도 의류를 입기만 해도 라이프로그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측정하고 이를 보호자와 돌봄 제공자가 바로 확인하고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타사의 경우 상시 착용이 불가능하거나 생체신호 측정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는데, 이 제품은 상시 착용이 가능하고 생체신호 수집도 되면서 가격은 절반에 불과하다. 가격이 부담스러울때는 월 5만원의 구독 모델 요금도 채택할 수 있다.

돌봄드림의 핵심 기술은 자체 개발한 심탄도 센서다. 심탄도(BCG)란 심장의 리듬과 심장 박동의 세기를 측정하는 것으로, 심전도(ECG) 측정과 달리 전극이 없이도 심장 건강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내부 공압 튜브의 미세한 진동 변화를 압력 센서가 분석해서 생체데이터를 가져오는 원리다. 수집 데이터의 정확도는 95%에 달한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상당한 보유 지식재산권도 축적한 상태다. 현재 특허등록 12건, 상표등록 3건, 특허출원 7건을 보유하고 있고, PCT 출원 4건, US 특허 2건 등을 추진 중이다.

멘탈헬스케어 시장과 돌봄 시장은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다. 특히 클로멘탈의 시장인 시니어 시장은 초고령화사회에 따라 글로벌에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분류된다.

멘탈헬스케어 시장도 빠르게 성장 중이고 정서에 어려움을 가지는 사람의 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돌봄드림 ‘허기’를 착용한 모습(사진 = 업체 제공)
Q. 현재 투자 유치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
돌봄드림은 최근 30~4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시작했다. 투자금은 더 많은 발달장애인과 시니어가 돌봄드림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 양산에 활용할 예정이다. 향후 시리즈B 유치 전까지 누적 매출 100억 원 이상 달성을 계획 중이다.

돌봄드림은 발달장애인, 노인을 시작으로 직장인, 수험생,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 등 심리적 안정이 필요한 모든 사람으로 타깃의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멘탈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서 현대인이 겪는 정서적 문제 해결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심탄도 센서를 활용한 제품 라인업의 확장과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 등을 계획하고 있다.

글로벌 진출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글로벌 매출을 늘리고 해외로 나아가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그리고 돌봄드림은 기업 성장만큼 사회환원과 복지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며 동행하고자 한다. 최근 글로벌 비영리재단법인 RMHC Korea(Ronald McDonald House Charities Korea, 재단법인 한국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와 지속적인 상생협력을 체결한 바가 있으며, 보건복지부 스마트 사회서비스 시범사업을 통해 강원도 홍천군에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는 등 환아와 시니어 등 다양한 대상의 건강한 회복과 모니터링에 도움을 주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Q. 창업존 입주 기업으로서 가장 도움되는 점은 무엇인가
입주한 지 6개월 조금 넘었는데 벌써 경기혁신센터에서 지원받은 사업이 정말 많다. 저렴한 가격의 임대료는 물론이고 미국 에디슨어워드(Edison Awards) 수상 지원, 통역 및 번역 지원, IR 기회 제공, 해외 투자자 미팅 기회 제공, 디딤돌 R&D 등 셀 수 없이 많은 지원을 받고 있어 사업 확장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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