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안띄우면 경쟁사에 주식 넘길 거야” 소액주주 윽박 통했다... 호전실업, 밸류업 논의 착수

강정아 기자 2024. 9. 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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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전실업 소액주주들이 주가 하락세가 장기간 이어지는 상황을 참지 못하고 주주행동에 나섰다.

주주 10~15명이 모인 소액주주연합은 지분 10% 정도를 보유 중으로 호전실업에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요구한 상태다.

소액주주연합은 호전실업이 주주환원책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경쟁사에 지분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매각하겠다는 계획까지 내놓았다.

현재 소액주주연합이 제안한 지분 매입에 관심을 보인 곳은 영원무역과 한세실업 등 호전실업의 주요 경쟁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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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블록딜 제안에 경쟁사들 관심… “주주 권리위임 제안도”

호전실업 소액주주들이 주가 하락세가 장기간 이어지는 상황을 참지 못하고 주주행동에 나섰다. 주주 10~15명이 모인 소액주주연합은 지분 10% 정도를 보유 중으로 호전실업에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요구한 상태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경쟁사에 지분을 넘기겠다는 강경책까지 내놓았다. 경쟁사들은 의외의 제안에 관심을 가지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전실업 홈페이지 캡처.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호전실업 소액주주연합은 발행주식 총수(약 974만주)의 8.8%에 해당하는 85만주를 통해 회사 측에 자사주 소각과 배당금 증액, 대표이사 급여 삭감 등을 담은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서를 제출했다. 다른 소액주주 지분까지 더하면 실질 지분율은 10% 정도다.

소액주주연합은 호전실업이 주주환원책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경쟁사에 지분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매각하겠다는 계획까지 내놓았다. 이미 다수의 증권사, 사모펀드와도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1985년 설립된 호전실업은 지난 2017년 2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스포츠 의류 및 고기능성 의류의 제조판매 수출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한다. 주요 거래처로는 언더아머, 룰루레몬, 안다즈 마제스틱 등이 있고 경쟁사는 영원무역, 한세실업, 태평양물산이 있다. 호전실업의 상장 첫날 종가는 2만4250원(수정주가 기준)이었지만, 현재 주가는 7150원으로 70.52%나 빠졌다.

현재 소액주주연합이 제안한 지분 매입에 관심을 보인 곳은 영원무역과 한세실업 등 호전실업의 주요 경쟁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을 보인 기업 중 한 곳은 블록딜 가격협상에 실패할 경우엔 주주 권리라도 위임해 달라는 역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기업은 주주명부를 받아 갔다고 한다. 주식이 많은 주주들에게 따로 연락해 지분 매수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이에 대해 영원무역 측은 “실무자에게 제안이 왔던 건 맞고 상부에 보고도 했지만, 당사는 본 지분 매입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소액주주연합 구성원 대부분은 3년 이상 투자한 장기 투자자들이다. 호전실업은 2022년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400억원을 넘기고 지난해에도 351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성장세지만, 회사가 주가 관리에 힘을 쓰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호전실업은 의류생산 공정에 인공지능(AI)과 로봇기술을 접목한 자동화 생산 시스템을 구축했고, 관련 특허를 내기도 했다.

소액주주연합 대표 A씨는 “주주들 사이에서는 창업자인 박용철 대표이사가 조카인 박진호 대표이사에게 승계하기 위해 주가를 누르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고 말했다.

현재 호전실업 측에서는 소액주주연합 측에게 임시주총 철회 조건에 관해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연합은 이에 ▲자사주 50억~100억원 매입 ▲보유 자사주 5% 소각 ▲배당 가능 현금의 50%를 올해 3분기 특별 배당 ▲대표이사 급여 삭감 및 3년간 보너스 지급 금지 ▲연간 순이익의 20% 배당 등을 공시하라고 요청했다.

호전실업 측은 소액주주 측 요청과 관련해 받아들일 사항과 무리한 요구 등을 구분해 추가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호전실업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공시를 검토 중이던 상황에 소액주주연합이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했다”고 말했다. 소액주주연합의 경쟁사 지분 매각 검토와 관련해서는 “주주연합에서 진행한 사항으로 회사 측에서는 아는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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