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정책·지원 대폭 늘면 낳는다" 10명 중 4명 이상 '출산 의향 유동층'

권애리 기자 2024. 9. 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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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9월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권 기자, 우리 청년층 사이에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꽤 있잖아요. 그러면 뭔가가 바뀌면 생각을 좀 바꿀 것 같은지 물어본 조사가 있다고요.

<기자>

응답자 중 절반 가까운 42.6%가 아이를 가질 마음이 없다고 대답한 조사입니다.

사실 이 응답까지는 최근 몇 년 사이의 유사한 조사들과 거의 비슷한 결과인데요.

정부의 정책과 기업들의 지원이 달라지면 생각을 바꿀 수 있다.

이른바 '출산 유동층'이 상당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출산하지 않겠다는 사람들 10명 중에 4명 이상이 지금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대답한 겁니다.

인구문제 전문 민간 연구소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전국의 20대에서 40대까지의 남녀 2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 인식조사 결과입니다.

이번 조사는 미혼과 기혼, 그리고 기혼 중에서도 이미 아이가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섞여 있었습니다.

일단 조사 대상자 중에 미혼인 남녀 1천164명 중에서는 절반을 살짝 넘는 53.2%만 결혼할 생각이 있다고 대답했고요.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5명 중 1명 꼴이었습니다.

미혼 여성 중에 34.6%가 결혼하고 싶지 않다 대답했고요. 미혼 남성 중에서는 21.5%였습니다.

결혼을 원하지 않는 이유에서 남녀가 뚜렷하게 갈렸는데요.

일단 남성은 경제적인 불안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세 번째로 많이 꼽은 '대답인 현실적으로 결혼 조건을 못 맞출 것 같다' 이것도 결국 경제적인 고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여성은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큰 걸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기혼과 미혼을 통틀어서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다는 사람이 전체의 40%를 넘는 건가요?

<기자>

반면에 아이를 낳으려고 생각하고 있다는 대답은 40%가 채 되지 않는 37.8%에 그쳤고요.

마음을 정하지 않았다는 사람이 5명 중 1명 꼴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한 응답을 30대와 20대로 좁혀서 보면 30대에서는 35.2%, 20대는 23.6%여서요.

여전히 상당한 비율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40대까지 포함해서 봤을 때보다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답이 많이 줄어듭니다.

그리고 기혼자들 중에서도 이미 아이가 있는 사람들과 무자녀인 사람들은 출산을 고려하고 있지 않은 이유가 뚜렷하게 갈렸습니다.

자녀가 없는 기혼자는 '아이를 낳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육아에 드는 노력을 감당하고 싶지 않다' 출산 그 자체에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는 대답이 많았습니다.

반면에 이미 아이가 있는 경우에 더 낳을 계획은 없다는 사람들은 경제적 여유, 교육비 같은 문제들을 들었습니다.

한 마디로 이미 아이가 있는 집의 경우에는 낳아보니 행복하지 않았다가 아니고, 현실적 여건 때문에 더 갖는 게 망설여진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생각을 좀 바꾸겠다고 하던가요?

<기자>

출산 의향이 없다는 사람들 중에서 44%가 정부 정책과 기업 지원이 대폭 확대된다고 하면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이미 아이가 있고 더는 생각이 없다고 응답했던 사람들 중에서는 절반 이상인 55.3%가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정부와 기업의 지원이 확대된다고 하면, 아이를 낳겠다는 결정을 이미 한 번 이상 했던 사람들이 둘째 이상을 가지려고 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가장 크다고 생각해 볼 수 있는 대답입니다.

이미 유자녀인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돕는 방향의 정책을 고려해 볼만하다는 겁니다.

그럼 어떤 정책과 지원을 원하느냐, 정부 대책 중에서는 역시 육아휴직 확대와 육아휴직기의 급여 지원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았습니다.

맞벌이가 가능하고, 육아휴직기에도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여성이 출산을 거쳐도 불이익을 받지 않고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환경 이걸 가장 원한다는 게 다시 한번 확인됩니다.

그다음이 부모급여나 아동수당 같은 현금성 지원이었고요.

아이돌봄 지원 사업이나 어린이집 증설도 많이 희망했습니다.

이것도 부모가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달라는 요청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기업 지원의 경우에는 자녀 학자금과 보육비 지원을 가장 많이 꼽았고요.

육아기의 근로시간 단축제도나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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