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TV·영화 ‘연매출 500억+α’… 한국엔 ‘히어로노믹스’
전국 투어 콘서트 32만명 동원
광고모델·저작권료까지 합치면
개인 순수익만 200억 웃돌 듯
출연 방송 시청률 2~3%P 상승
공연실황 영화 누적 매출 46억
우비·방석 등 세심한 팬서비스
시니어 팬덤·인기 지속에 한몫
사상 최초로 콘서트만으로 매출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를 달성하며 방문하는 나라마다 관련 산업을 부흥하는 효과를 가져온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는 ‘스위프트노믹스’(Swiftnomics·스위프트+이코노믹스)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국내 시장으로 한정한다면, 가수 임영웅의 파급 효과는 이에 빗대 ‘히어로노믹스’(임영웅(히어로)+이코노믹스)라 불릴 만하다. 본업인 가수 활동 외에도 TV, 영화 등 다양한 영역으로 행보를 넓히며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1년 매출만 500억 원+α… 걸어다니는 강소기업
지난해 10월 시작된 임영웅의 전국 투어 콘서트 ‘IM HERO’(아임 히어로)는 5월까지 총 23회 진행됐다.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와 부산, 대전, 광주, 고양을 거치며 22만 명을 동원했다. 여기에 지난 5월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2회 공연으로 10만 명을 보태며 총 32만 명을 만났다.
임영웅 콘서트 티켓 가격은 좌석 등급에 따라 장당 12만1000원∼16만5000원이었다. 중위가격인 14만 원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티켓 매출만 448억 원에 이른다. 또한 임영웅은 광고시장에서 톱A급으로 분류되며 편당 7억 원 안팎의 개런티를 받는다고 광고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현재 하나은행, 삼다수, 청정원, 정관장 등 굵직한 브랜드의 모델로 나서고 있다. 여기에 구독자 165만 명, 누적 조회 수 25억 회를 돌파한 유튜브 채널 수익, 그가 작사·곡에 참여한 히트곡들의 저작권 수익을 더하면 임영웅의 1년 매출은 500억 원을 뛰어넘는다. 경상비를 제하고 이를 회사와 나눈다고 하더라도 임영웅에게 돌아가는 순수익은 200억 원을 웃돌 전망이다.
임영웅은 지난해에도 약 235억 원을 거머쥐었다. 지난 5월 공개된 소속사 물고기뮤직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임영웅은 지난해 ‘용역비’로 193억 원을 정산받았고, ‘소속 아티스트 미지급금’으로 돼 있는 32억 원과 배당액 10억 원을 추가로 챙겼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1인 기준, 임영웅은 현재 한국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아티스트일 것”이라며 “가수로서 본분에 충실한데다가 각종 선행 등으로 인간적 매력까지 더해지며 팬덤과 대중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보기 드문 가수”라고 평했다.
◇방송·극장계도 부활시키는 ‘시니어 팬덤’의 힘
임영웅은 방송가에서 ‘섭외 1순위’로 꼽힌다. ‘집 나간 시청률’도 돌아오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자신이 구단주로 있는 사회인 축구단 리턴즈FC와 JTBC 축구 예능 ‘뭉쳐야 찬다3’에 출연했다. 지난달 18, 25일 각각 방송됐고 시청률은 4.4%, 4.5%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이는 임영웅이 출연하기 직전 이 프로그램 시청률(1.6%)보다 3배 가까이로 높은 수준이다. 앞서 그가 게스트로 등장한 SBS ‘미운 우리 새끼’,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등도 시청률 2∼3% 상승 효과를 누렸다.
이런 흐름은 극장가로 이어졌다. 그의 서울월드컵경기장 공연 실황을 스크린으로 옮긴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은 지난달 28일 개봉 후 1일까지 누적 관객 16만 명을 모았다. 박스오피스 3위지만 누적 매출액은 약 46억 원으로 박스오피스 1위인 ‘에이리언:로물루스’를 크게 웃돈다. 아이맥스, 스크린X 등 관람료가 더 비싼 특별상영관에 관객이 몰린 까닭이다. 또한 예매율은 개봉 전후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임영웅의 인기를 지탱하는 건 ‘시니어 팬덤’이다. 최고 시청률 35.7%를 기록한 ‘미스터트롯’을 보며 임영웅에게 빠진 중장년층은 공식 팬덤 ‘영웅시대’를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 탄탄한 소비력을 갖춘 이들은 웬만한 K-팝 그룹 팬덤 못지않게 조직적으로 활동하며 ‘히어로노믹스’를 견인하는 주역이다. 또한 이들은 TV 리모컨 주도권을 쥐고 있는 세대와도 일치한다. 임영웅이 출연하면 TV 시청률이 수직 상승하는 이유다.
이런 팬덤을 향해 아낌없이 베푼다는 것도 임영웅의 인기가 지속되는 요인이다. 그는 콘서트 때마다 모든 좌석에 방석이나 우비를 비치한다. 지난 투어를 돌며 방석 구입 비용으로만 족히 6억 원 이상 썼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다른 공연에 비해 안전요원도 2배 이상으로 많이 배치해 편의를 돕는다. 상암 공연 때 안전요원이 몸이 불편한 관객을 업어서 자리로 안내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또한 그는 매년 데뷔일이나 생일, 어버이날에 팬덤의 이름으로 거액을 기부하고, 팬덤은 임영웅의 이름으로 기부하며 화답한다. 이렇게 그들의 이름으로 조성된 기부금만 누적 30억 원이 넘는다. 스타와 팬덤의 올바른 상관관계가 ‘히어로노믹스’의 근간인 셈이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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