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포르셰 25대 골라 타는 ‘월드 로드쇼’… 제로백 2.4초 타이칸 ‘압도’

박성우 기자 2024. 9. 2. 09: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포르셰 911 등 2도어 차량이 서킷을 달리고 있다. /포르쉐코리아 제공

“꽉 잡으세요. 우주선을 타는 듯한 기분을 느끼실 겁니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용인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포르셰 월드 로드쇼(Porsche World Road Show·PWRS). 전문 인스트럭터(시승 강사)와 함께 포르셰의 순수 전기차 ‘타이칸 터보S 스포츠 투리스모’ 차량을 운전해 봤다.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자 전투기의 제트엔진에 시동이 걸리는 것처럼 ‘위이이이잉’ 소리가 들렸다. 브레이크를 떼자 순식간에 차량이 튀어 나갔고 952마력(오버부스트 출력 포함)의 힘이 그대로 전달됐다. 차량이 시속 100㎞에 도달하기까지는 불과 2.4초. 전투기 조종사들이 받는다는 ‘중력가속도’ 훈련처럼 피가 뒤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어 브레이크를 밟자 눈 깜짝할 사이에 차량이 멈춰 섰다. 인스트럭터는 “일반 도로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타이칸의 강력한 힘과 제동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세션”이라고 설명했다.

PWRS는 포르셰가 미디어와 VIP 고객에게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체험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독일에서 공수된 타이칸, 신형 마칸, 911, 718, 박스터, 카이엔, 파나메라 등 25대의 차량이 마련됐다. PWRS에서는 본인이 원하는 차량을 공도가 아닌 서킷에서 주행해볼 수 있다. 현재까지 전 세계 55개국의 6만2000여 명이 PWRS에 참가했다. 올해 행사는 9월 9일까지 열린다.

이번 PWRS는 ▲올 일렉트릭(전기차) ▲핸들링 2도어 ▲4도어 ▲슬라럼 ▲브레이킹 테스트 ▲데모 랩(택시 드라이빙) 등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2024 포르셰 월드 로드쇼에서는 총 25대의 차량이 독일에서 공수됐다. /포르셰 제공

일렉트릭 세션에서는 타이칸 4S, 4S 크로스 투리스모, 터보S 크로스 투리스모, 마칸 등 전기차 제품군을 모두 체험할 수 있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차량은 신형 타이칸이었다. 지난달 22일 출시된 이 차량은 타이칸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이다.

핸들링 2도어 세션에는 ▲GT3 RS ▲GT4 RS ▲타르가 GTS ▲터보S 카브리올레 등 고성능 스포츠카가 마련됐다. GT3 RS, GT4 RS는 이른바 ‘끝판왕’으로 불릴 만큼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출력과 대형 스포일러(날개) 때문에 국내에서는 인증을 받지 못해 출시되지 않았다. 포르셰 관계자는 “GT4 RS와 GT3 RS는 국내에 출시되지 않는 차량이라 두 차를 타보기 위해 PWRS에 참여하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포르셰, 911 GT3 RS /박성우 기자

GT3 RS는 보닛에 공기 흡입기가 있다. 시동을 걸자 4.0리터(L) 6기통 자연 흡기 엔진의 우렁찬 소리가 들려왔다. 가속페달을 살짝 밟을 때마다 RPM 수치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차량 후면부에는 대형 2단 윙 스포일러가 적용됐다. 윙 스포일러 덕분에 고속에서도 바닥에 붙어서 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직선 주로는 힘차게 치고 나갔고, 회전 코스에서는 뱀처럼 움직임이 가벼웠다.

포르셰 GT3 RS의 스포일러가 움직이는 모습. 고속 주행시 안전성을 높이는 다운포스가 커지는 효과를 준다. /박성우 기자.

최고출력 500마력의 엔진을 탑재한 GT4 RS는 주행의 재미를 극한으로 끌어올린 차량이다. 엔진이 차량의 중간에 있어 코너링에서는 마치 컴퍼스를 찍고 도는 느낌이다. GT4 RS는 운전석 바로 뒤에 엔진이 장착돼 있어 시동을 걸면 엔진음과 진동이 운전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GT4 RS의 제로백은 3.4초, 최고 속도는 시속 315㎞다.

슬라럼 세션은 급가속을 하며 장애물을 피해 180도를 선회한 뒤 다시 장애물을 피해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일종의 경주다. 차량의 가속 능력과 회전성, 브레이킹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 슬라럼 경주의 마지막 결승 지점에서 표시된 선 안에 차량이 들어와야 기록이 인정된다.

슬라럼에 사용된 차량은 718 스파이더 RS다. 이 차량 역시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다. 718 스파이더 RS는 GT4 RS의 오픈카 버전으로 자연 흡기 6기통 박서 엔진(Boxer Engine)을 달았다. 박서 엔진은 크랭크축을 중심으로 양쪽에 실린더가 수평대향으로 배치된 구조를 갖고 있다. 엔진의 위치를 낮출 수 있어 고속 주행에도 안정감을 높일 수 있다. 최고출력은 500마력이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해 1만1355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판매 5위를 기록했다. 2019년 4200여대에 불과하던 판매 대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1만대를 넘었다. 수입차 시장 점유율도 2019년 1.72%에서 지난해 4.19%로 상승했다.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대표는 “PWRS는 ‘모든 세그먼트에 스포츠카를 생산한다’는 포르셰의 브랜드 철학을 녹인 행사”라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