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파이’ 의심받은 흰돌고래, 노르웨이서 사체로 발견

조문희 기자 2024. 9. 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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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남서쪽 리사비카 앞바다서 발견
“부검 통해 사인 확인할 수 있을 것”
2019년 노르웨이 북부에서 발견된 벨루가의 모습. AP연합뉴스

‘러시아 스파이’로 의심받았던 흰돌고래(벨루가)가 노르웨이 바다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다.

1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발디미르’라는 별명으로 불린 흰돌고래의 사체가 노르웨이 남서쪽 리사비카 앞바다에서 발견됐다.

발디미르를 모니터링해 온 단체 ‘마린 마인드’의 창립자 세바스티안 스트란드는 “발디미르가 살아 있는 것을 확인한 지 하루 남짓 만에 움직임 없이 물에 떠 있는 것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스트란드는 초기 검안에서 눈에 띄는 부상은 없었다면서 부검을 통해 사인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발디미르는 14∼15세이며, 몸길이는 4.2m, 무게는 1225㎏로 추정됐다. 흰돌고래의 수명은 40∼60년이다.

발디미르는 2019년 봄에 노르웨이 북부 핀마르크 지역에서 처음 발견됐다. 당시 액션캠을 끼울 수 있는 홀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장비’로 표시된 띠를 부착하고 있었기에 러시아 해군의 스파이 훈련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발디미르’(Hvaldimir)라는 별명은 노르웨이어 단어 ‘고래’(Hval)를 러시아식 이름으로 변형한 데서 비롯됐다. 발디미르와 관련해 그동안 러시아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발디미르는 지난 5년간 노르웨이, 스웨덴 해안에서 자주 목격됐다.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였고 수신호에 반응하는 등 사람 손을 탄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마린 마인드는 전했다.

마린 마인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낸 추모사에서 “지난 5년간 발디미르는 수만 명에게 감동을 줬고 자연의 경이로움을 보여줬다”며 “발디미르는 절대로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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