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란, 고진영 꺾고 LPGA FM챔피언십 우승...한국선수 시즌 2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모처럼 한국 선수들끼리 우승 경쟁이 벌어졌다. 유해란(23)이 연장 접전 끝에 고진영(29)을 꺾고 FM 챔피언십(총상금 380만달러)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첫 승, 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이다.
유해란은 2일(한국 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TPC 보스턴(파72·6387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를 단독 선두 고진영에게 4타 뒤진 공동 6위로 출발했다. 유해란은 2라운드에서 버디만 10개 잡아내 자신의 LPGA 투어 한 라운드 최저타(62타) 기록을 세우며 6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지만, 3라운드에서는 버디 3개, 보기 5개, 더블보기 2개로 6타를 잃고 고진영에게 선두를 내준 상황이었다.
하지만 유해란은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전날의 실수를 지워버리고 4라운드 시작부터 무섭게 타수를 줄여나갔다. 16번홀(파3)까지 버디 9개, 보기 1개로 8타를 줄여 고진영과 공동 선두를 달렸다. 고진영도 14번홀(파3)까지 이글 2개, 버디 2개, 보기 2개를 기록하며 선두 경쟁을 이어갔다. 유해란이 17번홀(파4) 버디 퍼트를 앞두고 있고, 고진영이 15번홀(파4) 그린 주변 러프에서 어프로치샷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낙뢰 위험으로 경기가 중단됐다.
경기는 약 두 시간 만에 재개됐다. 17·18번홀(파5) 연속 파를 기록한 유해란은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먼저 경기를 마치고 연습 그린에서 퍼트 연습을 하며 대기했다. 고진영 역시 빗속에서 남은 네 홀을 모두 파로 마무리해 유해란과 연장전이 성사됐다. 18번홀에서 열린 연장 1차전에서 유해란은 3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투 퍼트로 파를 기록했다. 반면 고진영은 3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가면서 4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으나 홀에서 멀어 투 퍼트로 보기에 그쳤다.
11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한 유해란은 상금 57만달러(약 7억6000만원)를 받았다. 지난 6월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양희영(35)에 이어 올 시즌 한국 선수의 두 번째 LPGA 투어 우승이다. 유해란은 202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상을 수상하고 5승을 올린 뒤 Q스쿨을 수석 통과해 지난해 LPGA 투어에 데뷔했다. 작년 10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LPGA 투어 첫 우승을 달성했고 신인상을 받았다. 지난 7월 다나오픈 준우승을 포함해 올 시즌 상위 5위 안에 다섯 차례 들면서 상승세를 탔다. 그린 적중률 투어 1위(75.45%)를 달릴 만큼 정확한 아이언샷이 강점이다.
올 시즌 첫 승을 노렸던 고진영은 지난 6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두 번째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올 시즌 10위 안에 6번 들었다. LPGA 투어 통산 15승을 올린 고진영은 2017년부터 작년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우승을 거뒀으나 올해는 아직 우승이 없다. 류뤼신(26·중국)이 3위(14언더파), 이소미(25)가 공동 15위(7언더파)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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