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환경 급변동 시대…인류세, 맞다? 아니다?

정종오 2024. 9. 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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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제2차 국제 인류세 심포지엄 개최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지금 지질시대는 인류세일까.

이에 대한 논란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2일부터 사흘 동안 대전 본원에서 ‘인류세를 투사하기: 다문학적 접근’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과학계에서는 지구 가열화에 따른 기후변화 등 인류 활동으로 초래돼 오래도록 흔적을 남기는 지구 환경의 변동을 지칭하기 위해 ‘인류세’라는 지질시대 용어를 제안한 바 있다.

인류세의 개념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한 강이연 KAIST 교수팀의 미디어 아트 특별전. [사진=KAIST]

KAIST(총장 이광형)는 국제 연구단체인 ‘인류세실무단’의 유일한 한국인 위원인 박범순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를 주축으로 ‘제2차 국제 인류세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2일 오후 대전 본원에서 개막식을 연다.

‘인류세를 투사하기: 다학문적 접근’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개막식 당일을 포함해 3일 동안 인류세에 관한 토론과 미디어 아트 특별전이 이어진다.

산업 발전 이후 인간의 활동은 지구 시스템을 유례없이 빠른 속도와 거대한 규모로 변화시키고 있다. 우리 사회의 발전상은 이를 감당하기엔 모자란 실정이다.

KAIST는 인류세의 개념을 통해 이러한 변화를 감지하는 과학적 방법을 탐구한다. 인간뿐 아니라 비인간 존재와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심포지엄을 준비했다.

개막식에서는 인류세 연구의 국제적 석학들의 기조 강연이 이어진다. 박범순 KAIST 인류세연구센터장은 학문 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이 인류세 연구에 필수적 이유와 이를 위해 필요한 방법론을 논의한다.

마틴 헤드(Martin J. Head) 캐나다 브록대 교수는 인류세의 시작점을 20세기 중반으로 설정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 ‘대가속(Great Acceleration)’의 개념을 다시 짚어본다. 인류세 개념을 공식적 지질연대표에 넣자는 과학자들의 제안을 지질학계가 기각했던 최근 이슈에 관해서도 설명할 예정이다.

위르겐 렌(Jürgen Renn) 독일 막스플랑크 지구인류학 연구소장은 인류세 개념에 대한 과학계의 결정이 인류의 자기 성찰과 지구 시스템에 대한 책임의 문제와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논의한다.

개막식 후에는 심포지엄의 주제인 ‘인류세를 투사하기(Projecting the Anthropocene)’를 미디어 아트로 만나는 특별전이 개최된다. 강이연 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팀이 제작한 두 개의 영상 작품이 KAIST 본관 벽면에 투사된다. 인류세의 모습과 인류가 지구에 가하는 행위를 강렬하고 역동적으로 선보인다.

건물을 스크린 삼아 상영되는 영상은 배경음악과 어우러져 인류세가 촉발한 난제들을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구와 정책뿐 아니라 예술적이고 창의적 힘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아 제작됐다.

심포지엄 둘째 날에는 지구과학, 생물학, 전기공학, 모빌리티 연구, 인문학, 사회과학, 산업디자인, 뉴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발표 세션이 진행된다. 이를 통해 인류세를 감지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기 위한 기술적이고 사회적 해법들을 함께 모색한다. 마지막 날 열리는 비공개 워크샵에서는 예술 분야와 기술 분야의 창의적 협업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이번 국제 심포지엄을 총괄한 박범순 KAIST 인류세연구센터장은 “인류세를 새로운 지질시대로 공인하자는 제안은 기각됐는데 학계에서는 이 개념이 앞으로 여러 학문 분야와 예술 활동, 정책개발에 중요하게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인류세 연구가 새로운 단계로 진입한 시점이며 KAIST는 앞으로도 활발한 국제협력을 통해 인류세 개념을 더욱 정밀하게 정의하고 활용 가치를 높이기 위한 연구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포지엄 세부 일정과 인류세연구센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인류세연구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KAIST 인류세연구센터는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사업 융합부문에 선정돼 2018년 설립됐다. 인류세의 개념을 확산하고 관련 연구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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