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연간 적자 4조 'HUG', 전세 보증료 인상 시도
[편집자주] 기업·개인을 상대로 부동산 보증사업을 영위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재정 위기에 직면했다. HUG는 외환위기 당시 아파트 선분양사업의 실패로 분양계약자 보호 조치가 필요해짐에 따라 정부 출자를 받아 설립됐다. 분양보증사업을 독점해 고액 수수료 논란이 15년째 지속된다. 2021년 이후엔 고금리 여파로 집값 하락과 전세 사고가 잇따라 보증 부실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대로는 다시 혈세를 투입해야 할 판이다. HUG의 현정부 초대 유병태 사장은 전세 보증료율 인상 계획을 밝혔지만 세입자의 주거비를 증가시킬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유 사장 취임 이전부터 HUG는 전세보증 부실 사태로 보증료율 현실화의 과제를 안고 있던 만큼 그는 취임 1주년에 결단을 내렸다. 지난 7월 25일 유 사장은 기자들을 만나 전세 보증료율 인상 계획을 공식화했다.
━
최근 3년 동안 매출 증가에도 보증 사고가 급증해 영업비용이 더 큰폭 증가함에 따라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HUG의 당기순손실은 ▲2021년 3620억원 ▲2022년 -4087억원 ▲2023년 -3조8598억원 등을 기록했다.
HUG는 재무건전성과 유동성을 확보해 보증을 지속 공급하기 위해서는 전세 보증료율을 인상해야 하고 이는 세입자 보호 등 공공성을 유지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HUG 관계자는 "2013년 9월 전세보증상품 출시 이후 현재까지 보증료율을 인상한 적이 없고 최근 수년 동안 전세사기로 인해 대위변제액이 지속 증가해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며 보증료율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과 보호대책에 힘쓰고 있는 상황에 이 같은 보증료 인상 조치가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는 의견에는 일부 공감했다.
HUG 관계자는 "재무건전성 개선과 보증 여력 확보를 위해 전세 보증료율 현실화가 필요하나, 세입자 보호 측면을 고려해 국토부와 협의하고 합리적인 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취임 반년째를 맞는 박 장관이 전세보증제도의 수정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유 사장의 발언 전인 지난 7월11일 박 장관은 "보증제도를 일부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급격한 대수술 시도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유 사장이 취임 1주년 어젠다로 '전세 보증료율 인상' 계획을 밝힌 건 2주 후의 일이다.
━
특히 HUG가 운영한 수십개의 보증상품 가운데 기업을 대상으로 독점 체계를 가진 공동주택(아파트) 선분양 사업자의 분양보증사업은 2009년부터 15년째 민간 개방이 요구됐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HUG만이 분양보증서를 발급할 수 있어 높은 수수료율이 유지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 계약' 의견을 여러차례 밝혔지만 HUG와 국토부는 '공공성 유지'를 명분으로 공공의 영역을 지켜왔다.
KDI 한국개발연구원은 2020년 8월에 국토부의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해 "분양보증시장을 개방할 경우 신규 보증기관이 저위험 고수익 사업에 집중할 위험이 있고 부동산 침체 때는 사업을 축소하거나 중단할 우려가 있어 보증시스템 건전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정 의견을 내놓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시에 "분양보증시장 개방으로 HUG 수익이 줄어들면 전세보증 교차 보전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만약 전세 보증료율 인상을 강행할 경우 그동안 HUG와 국토부가 주장해온 공공성 명분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의대 증원 취소·27년 의대 정원 재논의"… 의협, 정부에 촉구 - 머니S
- 천명훈 "1억원씩 들어온다"… 저작권료 '깜짝' 공개 - 머니S
- 일본 내 'K-푸드 열풍' 지속… "한국식품시장 5년 새 1.5배 성장" - 머니S
- 이강인, 두산 재벌 5세와 열애설… 파리·서울서 데이트 목격 - 머니S
- 코스피, 오후 낙폭 줄이며 2530선 회복… 코스닥은 1% 반등 - 머니S
- "먹으라고 한 적 없는데"… 배달기사 자판기 커피 못 먹게 한 사장 - 머니S
- 대출 규제에 집값 불안… 박상우 "공급대책 이행 문제없다" - 머니S
- 미국서 극비 '결혼'… 배우 최윤소 누구? - 머니S
- 또 응급실 뺑뺑이… '4개월 영아' 130㎞ 떨어진 병원서 3시간만에 수술 - 머니S
- 이영지 '더 시즌즈' 새 MC 됐다… 지코와 바톤터치 - 머니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