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정하 "'무빙' 끝나고 처음 얻은 성장의 시간..단점 보완하자는 나와의 약속"(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인터뷰)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이정하가 14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8.14/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이정하가 14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8.14/

자꾸 지켜보게 되는 빛나는 매력의 소유자. 신예 배우 이정하(26)의 이야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강풀 극본·박인제 연출)으로 안방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이정하는 유수 시상식을 휩쓸며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이번에는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의 신인남우상을 수상하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날렵한 턱선을 가리고 역할에 집중하기 위해 30kg을 찌우며 열연에 돌입했던 그는 극중 등장인물이던 봉석을 제대로 표현했다며 '봉석이 그 자체'라는 찬사까지 얻었다.

지난달 수상 이후 스포츠조선과 재회한 이정하는 "너무 쟁쟁한 분들이 많아서 기대감이 아예 없었다. 그래서 당연히 못받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상을 주셔서 수상소감도 아무말 대잔치를 해버렸다. 이럴 줄 알았다면 더 멋지게 준비할걸 싶었다. 마지막에 '희수야 잡아줘!'를 외쳤는데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만약에 (고윤정) 누나가 받아줬다면 영상을 다시 볼 수 있었을텐데, 윤정 누나도 끝나고 내려와서 '그거 할걸. 긴장해서 못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특히 당일은 의미있는 날이었다. 지난 해 8월 9일 공개된 이후 1년여를 쉬지 않고 달려왔던 '무빙' 팀의 마지막 행사였기 때문. 이에 시상식이 끝나고 대상을 장식한 '무빙' 팀을 위한 회식이 새벽까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정하는 "다음날 새벽 스케줄이 있었음에도 뒤풀이에 참석했는데, 너무 반가운 얼굴이 많았다. 우리가 큰 상을 받아서 완전한 축하 파티였다. 식당에서도 '무빙' OST를 계속 틀어주고 밀린 얘기를 하며 추억을 떠올렸다. (고)윤정 누나도 새벽에 스케줄이 있어서 일찍 일어나기로 했었는데 끝까지 함께 있었다. 그 순간에도 효주 선배가 꼭 안아줬다"고 말했다.

시상식 내내 돋보였던 '모자' 호흡이었다. 이정하는 "감사한 것이 효주 선배가 내가 상을 받을 때 눈물을 흘리시더라. 그래서 이게 '자식을 둔 엄마의 마음인가' 하던데 감사했다. 나를 안아줄 때는 엄마 그 자체였다. 현장에서도 많은 의지를 했었고, 내가 좀 겉돌고 봉석이에서 멀어지고, 연기적으로도 헤맬 때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알려줬고, 현장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은 조언을 해주고 방법을 알려줘서 감사�다. 나를 찍을 때에도 그 앞에서 리액션을 해주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호흡을 맞춰주면서 최선을 다해주는 것이 느껴지니 너무 감사했다"고 밝혔다.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이정하가 14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8.14/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이정하가 14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8.14/

하지만 시상식장에서 한효주가 아닌, 박보영을 향해 이상형 고백을 하는 모습이 한 비하인드캠에 잡히며 시선을 모으기도. 이정하는 "배우로서 노력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에 박보영 선배가 들어있기도 했다. 정말 '피끓는 청춘'을 할 때 무대인사에 따라다니고 편지를 쓰고 '연기자 지망생인데, 배우가 돼서 꼭 선배님과 나란히 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그게 찍힌 기사 사진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 시상식 현장에서 인사를 하고 만나게 되니 나와의 약속을 지킨 것 같아서 뿌듯했다. 고등학교 3학년, 열아홉 살 때, 벌써 9년 전의 이야기니 얼마나 뿌듯한가. 정말 선배님들께 '사진 같이 찍자'고 부끄러워서 말씀을 못 드리는 편인데 이번에는 용기를 내서 했다"고 웃었다.

배우로서의 성장은 '자신과의 약속'과도 연결되는 중이다. 이정하는 "신인상이 주는 의미를 알고, 주위에서도 선배님들이 '인생에 한 번 뿐인데, 정하가 받아서 좋다'고 해줬을 때 기쁨보다는 두려움이 많이 생겼다. 그만큼 이 상이 얼마나 특별한 상인지 알고, 여기에 대해 많은 노력을 해야 상을 주신 의미를 보답할 수 있는데, 그런 부담감이 있다. 그래서 이제 게으르지 않게, 회피하지 않고 마주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사실은 반응을 보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도 하는데 내가 나를 잘 파악하려고 해도 놓치는 부분이나 모르는 부분이 많은데 그런 부분을 지적해주면 모니터링을 하면서 그게 또 보이더라. 고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이 생겼다"고 말했다.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이정하가 14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8.14/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이정하가 14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8.14/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이정하가 14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8.14/

'무빙' 이후 '감사합니다'에 '빅토리'까지 쉼 없이 달려오며 신인남우상의 진가를 증명해왔던 이정하다. 심지어는 현재 MBC '쇼! 음악중심'의 MC로서 MZ세대의 마음을 저격하는 중. 차기작에 대한 러브콜도 쇄도하고 있다. 이정하는 "좋은 작품들을 주시고 나를 알아봐주셔서 감사하다는 생각이다. 지금은 '무빙'이 끝나고 처음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간도 얻었다. 쉼 없이 달려왔고, 현장에 가서 배웠던 것들을 다잡고 공부하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 그런 시간이 생겼으니 나를 발전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혀 앞으로의 모습에 기대감을 더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