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워치] 영원무역 성기학 오너십의 시작과 끝 ‘YMSA’

신성우 2024. 9. 2. 07: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견기업 진단] 영원무역①
글로벌 아웃도어 OEM, 노스페이스 유통 두 축
창업 50년…현금성자산 2조 패션업체로 성장
세자매 중 차녀 성래은 자타공인 차기 오너
작년 YMSA 50.1% 증여 ‘한 방’…승계 매듭

‘장수(長壽)’는 기업인의 꿈이다. 호락호락하지 않다. ‘부자가 삼대(三代)를 못간다’는 말 달리 생겨난 게 아니다. 경영 승계도 중요하지만 지분 대물림은 더욱 허투루할 수 없다. 세율 최대 60%의 세금이 버거워서다. 

가업세습에 관한 한, 패션․유통그룹 영원(永元·Youngone)무역은 비상(非常)한 데가 있다. 오롯이 지주사 위의 지주사격을 통해 성기학(77) 창업주는 절대권력을 쥐었고, 마침내 작년에는 주식 증여 ‘한 방’으로 2대 승계까지 마침표를 찍었다.      

영원무역 오너 지배구조를 관통하는 시작이자 끝 와이엠에스에이(YMSA)에 ‘성(成)’씨 집안의 경영권과 대물림 비화(祕話)가 모두 숨겨져 있다. 영원무역의 2대 세습이 부쩍 주목받는 요즘, YMSA의 ‘A to Z’를 들춰보는 이유다.    

성기학 영원무역그룹 회장(왼쪽). 성래은 영원무역그룹 부회장.

경남 창녕 양파 代父의 차남 ‘마이웨이’

경남 창녕 양파의 ‘대부(代父)’. 성 회장의 부친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대구의 유명 농산물 가공 식품업체 푸드웰(FOODWELL)의 창업자 고(故) 성재경(1916~1980) 회장이다. 

일본 호세이(法政)대에서 유학했다. 학업을 마친 뒤 광복 이듬해인 1946년 대성출판사를 설립해 경영했다.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낙향했다. 일본에서 양파를 우리나라에 들여와 보급했다. 1968년 9월 푸드웰의 전신(前身) 협성농산 창업으로 이어졌다. 1980년 말 창업주 별세 뒤에는 4남2녀 중 장남 성기상(80) 현 회장이 물려받았다. 

‘마이웨이(My way)’. 차남인 성 회장은 일찌감치 가업과는 동떨어진 길을 걸었다. 서울대 무역학과 출신이다. 1970년 대학 졸업 후 가발·스웨터 수출업체 서울통상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이를 밑천 삼아 1974년 6월 ㈜영원무역을 창업했다. 27살 때다. 

1976년 경기도 성남에 국내 최초의 다운웨어(오리털)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생산공장으로 시작했다. 1987년 9월 방글라데시 치타공을 시작으로 잇달아 해외 생산기지를 건설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1988년 10월 일찌감치 증시에도 입성했다.    

영원무역홀딩스 재무실적

2022년 매출 4.5조, 영업이익 1조 ‘절정’

현재 간판 계열사 ㈜영원무역은 국내 최대의 아웃도어․스포츠 의류 OEM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 룰루레몬, 파타고니아 등 40여개의 해외 유명 브랜드를 방글라데시, 중국, 베트남, 엘살바도르, 에티오피아 등 5개국에 걸친 현지법인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로 ‘노다지’를 캤다. 1992년 10월 설립된 한일(韓日) 합작법인 영원아웃도어(옛 골드윈코리아)는 1997년 노스페이스를 국내에 출시, 부동의 매출 1위 아웃도어 업체로 성장했다.   

영원무역그룹은 ‘투톱’을 앞세워 2000년 매출(영원무역홀딩스 연결) 3730억원에서 2022년에는 4조5300억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또한 역대 최고치 1조20억원을 벌어들여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이익률은 22.1%를 찍었다. 

총자산(6월 말) 6조4900억원 중 현금성자산이 29%(1조8700억원)를 차지할 정도로 현금은 차고 넘친다. 총차입금(7250억원) 보다 1조1500억원 많다. 부채비율은 35.9%에 머문다. 

영원무역그룹 지배구조

2016년 홀딩스 대표직 이양 후계자 낙점

성 창업주는 이제 세월의 힘과 마주하고 있다. 기업가의 길을 걸은 지 50년이다. 나이도 산수(傘壽·80)를 앞두고 있다. 환경이 바뀌고 사람도 변하는 게 세월이다. 세대교체 준비는 다 돼 있다. 

올해 46세 성래은 현 영원무역그룹 부회장이 자타공인 차기 오너다. 부인 이선진(73) 목금토갤러리 관장 사이의 세자매 중 둘째딸이다. 성 회장의 나이 69세 때인 2016년 3월 영원무역홀딩스 대표 자리를 물려주며 후계자로 낙점한 이다.  

2009년 7월 모체 ㈜영원무역 분할을 통해 현재 양대(兩大) 주력사 ㈜영원무역(지분 50.52%)과 영원아웃도어(59.3%) 등 국내 3개 자회사와 79개 해외법인의 꼭짓점에 위치한 지주사다.   

2021년 3월에는 성 부회장에게 YMSA의 대표직을 이양했다. 작년 3월에는 지분까지 50.1%를 증여해 후계구도를 못박았다. 20여 년간 성 창업주의 경영권을 지탱해왔던 버팀목으로써 현재 홀딩스 29.09% 1대주주인 최상위 지배회사다. 

성 창업주가 ‘옥상옥(屋上屋)’ YMSA를 뒷배 삼아 우회적으로 자신의 오너십을 형성하고, 2대 세습을 일단락 짓기까지 스토리가 다채롭지 않을 리 없다. 2000년 초부터 일을 벌였다. (▶ [거버넌스워치] 영원무역 ②편으로 계속)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